올해 상반기 내내 이어진 '빚투'와 '영끌' 열풍에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업권별 순이익은 대출이자와 주식투자 수수료 등으로 전년 대비 많게는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금융감독원이 7일 공개한 올해 상반기 금융지주사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전체 10개 금융지주(KB·신한·농협·우리·하나·BNK·DGB·JB·한투·메리츠) 소속 277개 금융사의 당기순이익은 11조4,6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8,351억 원(50.3%) 증가했다. 총 자산은 3,087조 원으로 전년 말 대비 4.8% 증가했다.
금융투자 부문 실적이 가장 크게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역대급' 투자 열기로 금투업계는 전년 대비 1조6,697억 원(132.2%)이나 늘어난 2조9,327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금융지주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14.2%)보다 큰 폭으로 오른 22.1%에 달했다. 전통적으로 금융지주의 '효자' 노릇을 했던 은행 순이익 비중은 61.5%에서 52.1%로 줄어 대조를 이뤘다.
상반기 가계대출만 42조 원어치 가까이 내준 은행은 이자수익 덕을 크게 봤다. 올해 상반기 은행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조4,491억 원(26.5%) 증가한 6조9,174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과 라임·옵티머스 관련 사모펀드 보상 비용 영향이 사라지면서 기저효과로 순이익이 더욱 증가했다.
이밖에 보험사도 지난해 대비 55%나 순익이 증가했으며, 여전사 등 나머지 업권도 52.9%나 실적이 개선됐다. 은행지주회사의 자본적정성은 모두 규제비율을 상회하면서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고, 자산건전성에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해진 대출규제와 한 풀 꺾인 투자 열풍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세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정책지원 종료와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 자본확충 등 손실 흡수력을 높이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