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200여 명이 4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도심 행진을 진행하면서 경찰과 마찰을 빚었다. 신문고를 울리면서 사발통문을 청와대에 전달하려는 노조원들과 이를 제지하는 경찰이 충돌하면서 소동이 벌어졌지만, 심각한 상황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와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지부,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아시아나케이오지부, 뉴대성자동차학원지부, 인천공항지역지부, 발전비정규직지부, 택시지부, 중앙행정기관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날 오전 11시부터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서울과 세종, 대구 등 6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서울 행진에 참여한 노조원들은 광화문에 도착한 뒤 신문고와 '비정규직 철폐' '임금 차별 해소 합의 이행' '복직 판정 이행' 등의 요구를 적은 사발통문을 시위 현장에 들여 놓으려 했지만 곧바로 경찰이 이를 차단했다. 경찰은 이 물품들이 시위 현장에 설치가 금지되는 '불법 구조물'로 보고 막아섰다.
노조 측은 "심각한 통행 방해나 반복적인 구조물 설치만 불법 구조물 철거 원인이 된다"며 반발했다. 이때 노조원들과 경찰 사이 실랑이가 벌어지며 서로 뒤엉키기도 했지만, 폭력 사태나 물리적 충돌까지 번지진 않았다.
경찰에 막힌 노조원들은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으로 방향을 틀어 이곳에서 모인 뒤 노동당 정당연설회를 진행했다.
한편 이번 행진은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와 가스비정규직지부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고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실종 등을 항의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