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계에 해외직구(직접구매) 고객 잡기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세계 최대 e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이 11번가와 손잡고 국내 시장에 상륙하면서 e커머스 업계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의 최대 이벤트로 11월 예정된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와 중국 광군제(光棍節) 등을 포함해 연말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질 연말 e커머스 업계의 직접구매 고객 잡기 경쟁은 한층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시작한 11번가의 아마존 직구 서비스의 초기 반응이 뜨겁다. 11번가 관계자는 “반응이 기대 이상이다”며 “직구족들 사이에서 무료배송, 한국 사이트 같은 이용자환경(UI), 쉬운 반품 서비스 등이 입소문을 타 초반에 소비자가 많이 유입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미국 아마존이 직접 매입한 상품 대부분을 판매하다보니 물량도 수천만 개로 많은 데다가, 한국 직구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 16만 개는 4~6일 내 배송도 가능해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11번가는 SK텔레콤이 선보인 구독서비스 ‘T우주’에 가입하거나, 2만8,000원 이상 아마존 상품을 구입하면 ‘직구 배송비 무료’도 내걸고 있다
경쟁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정된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제로섬' 시장에선 한번 소비자가 이탈하면 소비자를 묶어두는 ‘록인 효과’까지 사라지면서 돌아올 내상도 상당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직구 거래액은 2조5,336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3.7%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해외직구 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4조 원 돌파에 이어 5조 원대까지 진입할 태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여행이나 면세점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직구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G9는 이날 중국 직구 전문관 ‘니하오! 갓성비’를 오픈했다. 샤오미, QCY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중국 해외 직구 상품을 선별한 전문관으로, 전 상품 무료배송도 내걸었다. 코리아센터가 운영하는 해외직구 플랫폼 ‘몰테일’ 다해줌 서비스도 이달 1일부터 독일 시장에 진출하며 유럽 시장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기존에는 미국, 영국, 중국, 일본 4개국만 서비스가 지원돼왔다.
2017년부터 해외직구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쿠팡 또한 이달부터 직구 상품을 700만 개에서 800만 개로 확대하고 할인 쿠폰 발급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 시장은 절대강자가 없었는데, 아마존이 11번가와 손잡고 들어오면서 생기는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직구는 00’라는 말이 굳어지기 전까지는 무료배송, 배송 대행지 지정, 환불 서비스 등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할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