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아드보카트, 침대축구 '설전'… "이러면 발전 없다"

입력
2021.09.02 23:02
경기 마친 뒤 "시간끌기, 축구팬 중 한명으로 안타까워"
아드보카트 "손, 대단한 선수지만 근거 없는 주장"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과 2006년 독일월드컵 때 한국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라크의 '침대축구'를 두고 장외설전을 벌였다.

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분이 안풀린 듯, 경기 후반 이라크의 시간 끌기에 대해 "이렇게 하면 축구에 발전없다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경기 결과를 상당히 받아들이기 힘들다. 저희가 잘못해서 골을 못 넣은 것이지만 이렇게 하면 축구에 발전없다. 계속 시간끌고. 핑계지만 안타까운 부분이다. 축구팬 중 한명으로 안타까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이라크는 무승부가 목표인 듯 수비에 집중했다. 우려했던 것 만큼은 아니지만 경기 후반에는 의도적으로 시간을 끄는 듯한 모습이 일부 보이기도 했다. 이겨야만 하는 한국에게는 그 시간이 더 길게 느껴졌다.

손흥민의 발언을 전해들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당황한 듯한 모습으로 반박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지적을 전달한 기자의 질문에 "그 발언에는 근거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손흥민은 아주 대단한 선수다. 정말 좋은 주장이다. 하지만 그 발언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라크가 일명 침대축구를 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우리는 프로다. 시간낭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과의 무승부를 한 것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는 "강한 팀을 상대로 열심히 경기를 했다. 실질적으로 위험한 찬스는 2~3번 밖에 내주지 않았다. 강팀과 좋은 경기를 했다"며 돌아봤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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