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판부터 꼬였다…한국, 아드보카트표 '밀집 수비'에 발목

입력
2021.09.02 22:35
이라크와 0-0…월드컵 최종예선 불안한 출발
손흥민, 밀착 마크 당하며 발 묶여
손흥민 "시차 적응 핑계일 뿐, 화요일 경기 최선"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향한 마지막 여정에 나선 벤투호가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최종예선 첫 경기부터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이라크에 발목이 잡혔다. 한국은 90분 내내 몰아쳤지만 이라크의 집중 수비에 묶이며 무승부로 마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라크와의 역대 전적은 7승 11무 2패로 한국이 앞섰다. 하지만 무승부가 많았다. 이번에도 이라크가 수비에 집중하거나 '침대 축구'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이에 대표팀은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이재성(마인츠) 등 유럽파를 대거 기용, 초반부터 이라크를 매섭게 몰아쳤다. 선제골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라크는 전반전 대부분을 수비에 집중했다. 수비에 묶이며 균형이 무너졌고 슛은 번번이 골대를 벗어났다. 손흥민에겐 2~3명의 수비수가 붙었다. 전반 21분에는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치고 들어가는 상황에서 수비와 접촉하며 넘어졌지만 반칙이 선언되지 않았다. 전반 24분에도 아쉬운 찬스가 있었다. 김문한의 간결한 크로스를 손흥민이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지만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됐다.

세트 플레이도 기회가 많았지만 골로 연결시키진 못했다. 전반 27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황의조의 헤더가 상대 수비수를 맞았다. 세컨볼을 이재성이 골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재빨리 슈팅했지만 크로스를 훌쩍 넘으며 기회를 날렸다.

벤투 감독은 경기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자 후반 12분 송민규 김문한을 빼고 황희찬 이용을 투입하면서 오른쪽 라인을 보수했다. 황희찬을 왼쪽에, 손흥민을 오른쪽에 배치시키는 변칙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필승을 다짐했던 한국은 시간이 지날 수록 쫓기는 상황이 됐다. 이라크는 시간 끌기에 나섰고 결국 무승무로 경기가 끝났다.

주장 손흥민은 경기를 마친 뒤 "경기 결과를 받아들이기 상당히 힘들다. 저희가 잘못해서 골을 넣지 못한 것이지만 이런 '시간 끌기'는 축구팬으로서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자신의 컨디션에 대해서는 "경기를 치르고 이틀만에 와서 어떻게 잠을 잘 자고 경기할 수 있겠나. 시차 적응이 시간이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핑계일 뿐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종예선이 험란한 길이라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화요일 경기는 더 준비해서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마지막 관문에서 불안한 출발을 보인 벤투호는 7일 레바논과 최종예선 2차전을 치른다. 벤투 감독은 "수비는 계획한 대로 잘 됐지만, 공격은 해야할 만큼 잘하지 못했다. 상대의 불균형을 만들었어야 하는 데 움직임이 적었다"며 "경기 분석을 한 뒤 레바논전 전략을 짜겠다"고 밝혔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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