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1년 연장한다. 미국 시민에 대한 심각한 위험이 계속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계승하는 모습을 취하면서 북한 여행금지령 해제를 촉구했던 인도주의 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미국 국무부는 1일(현지시간) “미국 여권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에 입국하거나 경유하는데 유효하지 않다”며 북한 여행금지령을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공고문에서 “국무부는 미국 시민에 대한 체포 및 장기 구금 등 신체적 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모든 미국 여권은 국무장관의 권한으로 북한 여행에 대한 특별한 검증을 받지 않는 한 무효”라고 설명했다. 국무부의 이번 조치는 공고가 관보에 게재되는 2일부터 유효하다.
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기인 2017년 자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북한 여행의 심각한 위험을 이유로 여행 금지 조처를 내린 뒤 이를 2018, 2019, 2020년 각각 1년씩 연장한 바 있다. 웜비어는 당시 북한 단체관광의 일원이었지만 2016년 1월 선전 포스터를 훔친 혐의로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았고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북한 당국은 2017년 6월 미국 당국에 웜비어가 구금 중 광범위한 부상을 입었다고 보고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송환을 위한 대표단을 파견했으나 웜비어는 귀국 엿새 만에 신시내티 병원에서 숨졌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로 여행금지 연장이 북한 대상 구호 지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해 온 인도주의 단체들의 반발이 줄이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25일 도쿄발 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과정에서 남북 이산가족을 재결합하겠다고 밝혔다”면서 “관련 단체들이 미국 정부에 북한 여행 금지령을 종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