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운 습성을 알고도 개를 만지다가 물렸다면 개 주인에게 법적 책임이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5단독 김정철 부장판사는 개 물림 사고를 낸 혐의(과실치상)로 기소된 A(73)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9년 3월 울산 남구의 한 농지에서 기르던 개가 지인 B(70)씨를 물어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개 목줄 고리를 가지러 간다며 B씨에게 개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지켜줄 것을 부탁했고, 술에 취한 B씨는 개를 쓰다듬다가 왼쪽 팔을 물리는 사고를 당했다.
검찰은 A씨의 개가 고라니 등 야생 동물을 사냥할 정도로 사나운 습성을 가지고 있었고, 목줄 고리가 헐거워 풀릴 수 있었는데도 충분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개 주인 A씨에게 책임을 물어 기소했다.
법원은 그러나 B씨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로 판단해 검찰의 공소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정철 부장판사는 “B씨가 평소 개에게 먹이 주는 일을 하면서 사람을 물 수도 있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상당량의 술을 마신 채 개를 만지는 행위를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