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투타 겸업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주도하는 홈런 레이스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주춤하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와 무서운 상승세의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가 맹추격하자 오타니도 달아나는 한 방을 터뜨렸다. 먼저 게레로 주니어는 31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홈 경기에서 시즌 37·38호 홈런을 한꺼번에 터뜨렸다. 게레로 주니어는 0-1로 끌려가던 4회말 좌월 솔로홈런을 때렸고, 4-2로 뒤집은 7회말에는 쐐기 3점포를 날렸다. 4월 7홈런으로 출발한 게레로는 5월 9홈런, 6월 10홈런을 몰아쳤다. 7월에도 7홈런을 기록하며 오타니와 보조를 맞췄지만 8월엔 이날 전까지 단 3홈런으로 급격하게 방망이가 식었다. 그러나 이날 9일 만에 대포를 가동하며 다시 홈런 공동 2위로 올라서 오타니와 경쟁에 불을 지폈다. 4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한 게레로 주니어를 앞세워 토론토는 7-3으로 승리하고 3연승을 달렸다.
최근 오타니 독주 체제를 강력하게 위협하고 있는 선수는 페레즈다. 페레즈는 지난주 치른 7경기에서 28타수 10안타(0.357)를 몰아쳤다. 안타 10개 가운데 무려 6개가 홈런이었다. 지난 26일 휴스턴전부터 30일 시애틀전까지 5경기 연속 홈런, 최근 10경기 8홈런의 폭발적인 페이스로 시즌 38호 홈런까지 쌓았다. 38홈런은 아메리칸리그 포수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양대리그를 합쳐 한 시즌 40홈런 이상 넘긴 포수는 2시즌씩 기록한 자니 벤치, 마이크 피아자 외에 로이 캄파넬라, 토드 헌들리, 하비 로페스 등 5명에 불과하다. 2011년 빅리그에 데뷔해 11년차를 맞은 페레즈는 31일 발표된 메이저리그 ‘이 주의 선수’에도 선정될 만큼 지금 빅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다.
페레즈와 게레로 주니어가 3개 차로 협공을 해 오자 오타니도 3경기 만에 달아나는 42호포로 응수했다. 오타니는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홈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회 솔로 아치를 그렸다. 1회와 4회 모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오타니는 5-5로 맞선 5회 선두타자로 나가 양키스 두 번째 투수 좌완 앤드류 히니의 시속 129.9㎞짜리 커브를 퍼 올려 우측 스탠드에 꽂았다. 지난 27일 볼티모어전 이후 3경기 만에 터뜨린 홈런으로 2위 그룹과 격차를 다시 4개로 벌렸다. 에인절스는 8-7로 승리했다.
오타니는 지난 29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오른 손등에 공을 맞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9월 1일 양키스전 선발 등판 취소 소식을 알렸을 만큼 상태가 우려됐지만 타자로는 정상적으로 출전했고, 보란듯이 홈런까지 치면서 건재를 알렸다. 이날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고, 시즌 타율은 0.264를 유지했다. 현재 42홈런-20도루를 기록 중인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50홈런-30도루'도 넘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