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켐생명과학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C-18'의 국내 임상 2상 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대신 2차 평가지표에선 유의미한 결과가 나와 추후 임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한 EC-18의 임상 2상 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30일 밝혔다. 임상 2상 시험 결과는 지난 27일 공시됐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폐 침범이 확인된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국내 5개 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해왔다.
1차 평가지표는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1회 이상 투여한 경증 폐렴 환자가 14일 이내에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폐렴 또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으로 이행되는 확률(%)이었다. 엔지캠생명과학은 "탐색적 임상시험의 특성에 따라 대상자가 제한적이었고 이상반응 발생 시 투약을 즉시 중단하도록 설계한 디자인의 한계로 유효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2차 지표인 코로나19 폐렴의 병태심리에 핵심 역할을 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IL-8과 IL-6에선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대상자 증상의 호전을 보여주는 지표인 영국 조기경고점수(NEWS)도 50~64세 대상자의 일부에서 투약군 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엔지켐생명과학은 '대상자 회복기간'을 주요 평가지표로 하는 임상 2b·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국내 임상 2상 시험에서 경증 폐렴 환자의 표준치료와 EC-18 투여를 병행하면 면역조절 효과 및 대상자 증상이 호전되는 양상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추가적으로 해외 임상 등을 통해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이 유효성 입증에 실패할 경우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 탄생은 한동안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치료제는 지난 2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이후 허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 종근당 '나파벨탄'과 신풍제약 '피라맥스'는 임상 3상 승인을 받은 상태다. 대웅제약은 '코비블록'에 대해 올 하반기 2b상 전체 결과를 발표하고 3상에 대한 계획을 세울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