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을 마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 마지막 관문인 WDR(Wet Dress Rehearsal) 단계에 돌입한다. WDR은 발사체를 발사대에 세운 뒤 최종 기능을 점검 하는 단계다. 이 단계를 무사히 통과하면, 10월 발사만 남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실제 발사에 사용되는 누리호 비행모델(FM) 기체 조립이 이달 20일 완료돼 WDR에 돌입했다고 24일 밝혔다.
WDR은 발사체를 발사대에 세우고 극저온 환경에서 발사체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영하 183℃의 산화제를 충전·배출하는 작업이다. 기존에 사용했던 인증 모델(QM)인 아닌 실제 발사에 사용되는 비행 모델을 대상으로 한다. 일종의 최종 모의고사인 셈이다.
정부는 WDR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 11월에 발사했던 누리호 시험발사체도 WDR 과정에서 가압계통 이상이 발견돼 발사가 연기된 바 있다. 누리호 WDR는 날씨 등을 고려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진행될 예정이다. 로켓에 산화제를 충전하고 배출하는 데는 하루가 걸리며, 결과 분석은 일주일 정도 소요된다. 누리호의 발사 예정일은 오는 10월 21일이다.
'100% 국산 기술'로 제작된 누리호에는 다수의 주목받는 자체개발 기술이 적용됐다. 핵심 기술로 꼽히는 75톤(2단) 7톤(3단) 규모의 액체 엔진에는 여러 엔진제작 노하우가 담겼다. 추력(발사체를 밀어 올리는 힘)을 위해 1단에 도입된 75톤 급 액체엔진 4기를 묶는 ‘클러스터링’기술도 주목할 기술이다. 정확히 동일한 출력을 동시에 내야 원하는 궤도로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숱한 검증 시험을 거쳤다. 연료를 주입하는 엄빌리컬(탯줄) 타워 발사대와 2018년 처음 적용된 지상고정장치(VHD) 기술도 자체 개발한 핵심 기술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누리호가 발사될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를 방문해 “발사 준비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