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실수와 만회

입력
2021.08.2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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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신진서9단 백 변상일9단 결승 3번기 2국<2>



공교롭게도 신진서 9단과 변상일 9단의 올해 성적은 똑같다. 두 기사 모두 44승 12패의 성적으로 78.6%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신진서 9단은 작년 90%에 육박한 승률로 이 부문 국내 최고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올해 신진서 9단의 승률은 예년만 못하지만, 실용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미 2개의 타이틀을 차지했으며, 명인전을 통해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 결승전에서 1국을 먼저 내줬지만, 손길은 여전히 자신만만하다.

흑1은 하변을 더 중시할 때 쓰는 붙임 수. 백8까지 쌍방 불만 없는 모습이다. 팽팽함이 유지된 가운데 변상일 9단의 흑13의 저공비행이 놓인다. 좌상귀를 실리로 파고들 때 자주 쓰이는 수법. 신진서 9단은 귀를 내주는 대신 좌변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잡기 위해 백14의 진행을 택한다. 흑15, 17까지는 당연한 진행. 이때 놓인 백18이 다소 느슨한 지킴이었다. 3도 백1로 젖혀서 실리로 최대한 버틸 모양. 백7까지 좌변이 깔끔하게 지켜진 모습이다. 실전 흑19 역시 같은 의미로 실수였다. 4도 흑1에 막아 좌상귀부터 백의 선택을 물어보는 편이 좋았다. 패는 A의 팻감이 있어 흑이 더 수월하다. 실전 백22가 놓인 장면 역시 이 진행을 선택하기 좋은 시점이었다. 결국 실전엔 백이 먼저 백32를 차지하며 백18의 방향착오를 만회했다.

정두호 프로 3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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