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 위반으로 폐쇄 조치가 내려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2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 모여 야외 예배를 진행했다. 전광훈 담임목사의 온라인 설교를 시청하는 방식이었다. 경찰이 이 또한 방역수칙 위반 행위로 보고 해산에 나서면서 도심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2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광화문광장 주변에 모이기 시작해 오전 10시 50분부터 2시간가량 야외 예배를 진행했다. 주요 집결지는 동화면세점 앞이었고 교보생명, 세종문화회관, 덕수궁 대한문 부근에도 교인들이 모였다.
예배는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 목사가 성북구 소재 스튜디오에서 설교하는 모습을 유튜브로 실시간 송출하고, 교인들이 휴대폰으로 이를 시청하는 방식이었다. 교회 측은 "10만 명가량이 현장 예배와 중계 영상 시청 등으로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당국은 이날 야외 예배 현장에 800명가량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교회 측은 전날 광화문 일대를 예배 장소로 공지하고 신도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성북구에 있는 교회 건물이 19일 폐쇄된 데 따른 대응이었다. 지난달 12일 서울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시행된 이후 이 교회는 앞선 방역수칙 위반 전력 때문에 대면 예배를 진행할 수 없음에도 5주 연속 대규모 대면 예배를 강행했고 결국 성북구청이 시설 폐쇄를 단행했다.
경찰은 이날 야외 예배를 방역수칙 위반으로 보고 기동대 6개 부대(약 420명)를 투입, 교인들의 집결을 막고 귀가를 권유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4단계 거리두기에선 2인 이상 집회나 행사가 모두 금지되는데, 이번 예배는 '2인 이상 행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부 참가자들이 경찰의 통행·집결 제한 조치에 항의하면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예배 참석자 임모(79)씨는 "유흥주점이나 유원지는 사람이 밀집해도 제재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명백한 정치 방역으로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전 목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국민혁명당의 정영호 정책위의장은 "예배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종교 탄압이자 신성모독"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