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빨간 바지의 마법'이 필요한 시간

입력
2021.08.22 14:38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28)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총상금 580만 달러) 선두권에서 조금 멀어졌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4위 김세영은 22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2ㆍ6,849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쳐 중간합계 6언더파 210타를 기록, 공동 8위로 밀려났다.

희망은 있다. 김세영은 공동 선두인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나나 마센(덴마크)등과 3타 차여서 마지막날 충분히 역전을 노려볼만하다. 김세영은 1라운드 공동 선두, 2라운드 공동 3위에 오르며 선두 경쟁을 벌였다.

김세영은 이날 페어웨이를 8번이나 놓쳤을 만큼 티샷 감이 좋지 않았다. 4번 홀(파4)에서 보기를 친 김세영은 6번 홀(파5)과 7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지만 9번 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냈다. 10번 홀(파4)에서도 연속으로 보기를 쳤지만 11번 홀(파4)에서 곧바로 버디로 만회했다. 14번 홀(파5)에서 추가 버디를 잡았지만,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보기를 쳐 아쉬움을 남겼다.

김세영이 우승하려면 특유의 몰아치기가 나와야 한다. KLPGA 투어에서 5승, LPGA 투어에서 12승을 거둔 김세영은 마지막날 빨간 바지를 입고 역전 드라마를 많이 펼쳐 ‘빨간 바지의 마법사’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김세영은 “티샷이 중요한 코스인데 왼쪽으로 자꾸 가면서 보기가 나왔다. 내일 준비 잘해서 오려고 한다”며 ‘빨간 바지 마법’을 노리겠다고 각오했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는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시즌 마지막 대회인 AIG 여자오픈에서도 외국 선수가 우승하면 한국은 2010년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 무승을 기록한다. 김세영의 반등만이 한국의 '메이저 무승 시즌'을 막을 수 있다.

한편 이정은6(25)과 지은희(35)는 공동 33위(2언더파 214타), 박인비(33)는 공동 61위(6오버파 222타)에 그쳤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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