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폴더블 대중화 전략 통했나..."초반 성적 갤노트20 앞섰다"

입력
2021.08.21 04:30
폴드3, 플립3 사전 예약 건수, 갤노트20 앞서
샤오미 등 중국업체 못 내놓는 폴더블폰 적극 공략
시장 선점하면서 기술 격차 입증...1위 수성 카드

삼성전자가 지난 17일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이 출시 초반부터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고성능에도 가격을 내린 삼성전자의 대중화 전략이 주효한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의 흥행을 내세워 턱밑까지 따라온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추격도 따돌릴 계획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사전 예약 접수가 지난해 이맘때 출시됐던 '갤럭시노트20' 모델을 넘어섰다. 출시 초반인데도 불구하고 매년 1,000만대씩 판매됐던 갤럭시노트의 판매실적을 초과하면서 이번 폴더블폰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조사업체에서도 이번 폴더블 스마트폰이 전작보다 3배 이상 판매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어 그에 대응해 생산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출고가 인하, 지원금 대폭 올려...'플립3' 60만원대 구입 가능

사실, 삼성전자의 이번 폴더블폰 출시는 승부수에 가까웠다. 일정 물량의 판매가 보장됐던 안정적인 갤럭시노트 대신 개화기에 들어선 폴더블폰 출시는 위험도도 높았다. 더구나 폴더블폰의 경우에는 가격적 부담과 응용소프트웨어(앱) 생태계 한계 등으로 틈새시장으로만 여겨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경쟁사와 완전히 차별화된 제품을 꺼냈고 예단하긴 이르지만 출시 초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전작 대비 40만 원가량 인하한 가격 정책에 더해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외부 업체들과 제휴로 폴더블폰용 소프트웨어(SW) 확대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출시 초반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갤럭시Z플립3의 공시지원금은 요금제에 따라 최대 5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가격이 125만4,000원에서 67만9000원까지 내려갔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출시 초반 공시지원금이 50만원을 넘긴 것은 이례적이다. 공시지원금은 이동통신업체와 제조사의 협의로 정해진다.

중저가에서 샤오미의 거센 추격...폴더블에서 격차 벌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출시에 힘입어 폴더블폰의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까지 경쟁사들이 폴더블폰을 제대로 출시하지 못하는 만큼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중저가폰을 내세운 중국 샤오미의 추격권에 들어가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까지 위협받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폴더블폰의 성공은 절실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샤오미는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을 포함한 전체 유럽 지역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탈환했다. 특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된 지난 6월 실적만 놓고 보면 샤오미는 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중저가폰 시장과 달리 폴더블폰은 당분간 무주공산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한 9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중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90%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졌다.

안하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