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수강신청 대란 방불케 한 '이건희 컬렉션' 예약 경쟁

입력
2021.08.17 16:01
개최 한 달 되어가는 데 인기 여전

개막 한 달을 맞은 ‘이건희 컬렉션’ 전시의 인기가 여전히 뜨겁다.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예매는 대학가 수강신청을 방불케 할 정도다.

지난달 21일부터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진행 중인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현재 8월의 관람분이 모두 매진됐다. 지난 14일에 열린 28일 토요일자 예약의 경우, 예약창이 열리고 1분이 채 안 돼 11회차 예약분(330명)이 다 마감됐다. 코로나19로 회차당 관람인원이 30명으로 제한된 탓에 예매 경쟁은 치열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고 있는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직접 보는 것도 현재로선 쉽지 않다. 8월 29일부터 9월 12일 사이 관람분 예매의 경우, 16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됐는데 당일 오후 7시 50분에 들어갔더니 이미 모든 시간대 예매가 마감된 상태였다. 중앙박물관은 시간당 관람인원을 2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중앙박물관은 수요가 몰리자 서버가 다운되는 것을 우려, 매일 예약창을 여는 방식에서 2주치 예약분을 모아서 오픈하는 것으로 예매 방식을 변경하기까지 했다. 9월 13일부터 26일 사이의 예매를 8월 30일 오후 6시부터 받는 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립기관에서 하는 이건희 컬렉션 전시 예매가 ‘하늘의 별따기’로 불리는 대학가 인기 강좌 수강 신청, 유명 가수 콘서트 예매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온라인 상에 ‘이건희 컬렉션 전시 예약 성공 꿀팁’ 등 각종 비법을 소개하는 글들이 올라올 정도다. 회원가입 미리 해두기, 한 단말기기에서 로그아웃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휴대폰과 컴퓨터를 함께 켜두고 진행하기 등을 안내하는 식이다.

예약에 실패했다면 온라인 전시 해설을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9월 26일 전시를 내리는 중앙박물관은 집에서도 이건희 컬렉션 전시를 볼 수 있도록 다시 보기가 가능한 전시 중계방송을 네이버TV(https://tv.naver.com/l/83857)에 올려뒀다. 지난 12일 공개된 해당 영상은 지금까지 1만명 이상이 시청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내년 4월 기증 1주년 기념 대규모 특별전도 계획 돼 있어, 못 보신 분들은 내년에도 관람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의 경우 내년 3월 13일까지 이어져서 기회를 엿보며 계속 시도해볼만 하다.

앞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각각 2만1,600여점과 1,488점을 기증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 중앙박물관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국보급 유물 77점을, 현대미술관에서는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유영국 등이 그린 58점을 선보이고 있다.

채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