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부 코트디부아르에서 25년 만에 에볼라 환자가 발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 와중에 최대 90%의 치명률을 보이는 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면서 현지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피에르 은구 뎀마 코트디부아르 보건장관은 이날 파스퇴르연구소 관계자들이 기니 출신의 18세 여성으로부터 채취한 샘플을 검사한 뒤 이 같은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같은 날 성명에서 “코트디부아르에서 1994년 이후 25년 만에 확인된 첫 확진 사례”라고 확인했다. 당시 코트디부아르에서 침팬지를 해부한 과학자 한 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이후 추가 확진 사례는 없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명률이 최대 90%에 이른다. 때문에 WHO는 이를 ‘드물지만 심각한 질병’이라고 설명한다. 주로 혈액이나 분비물을 통해 감염되는데 소량만으로도 전염되기도 한다. 처음에는 고열과 근육통, 인후통을 보이다가 점차 구토와 설사, 발진, 장기 손상, 내·외부 출혈로 이어진다. 감염의 근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초기 조사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인접국인 기니에서 출발해 지난 12일 경제 도시인 아비장에 도착했고, 이후 발열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츠히디소 모티 WHO 아프리카 지역 책임자는 “인구 400만명의 대도시인 아비장에 이 감염병이 선포된 것이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여성이 머물던 기니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이어진 에볼라 사태의 주요 발병지다. 당시 바이러스가 이웃국가인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으로 번지면서 서아프리카에서만 1만1,3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기니에서는 올해 초에도 약 4개월 동안 에볼라가 재유행하기도 했다. 기니 정부는 지난 6월에야 에볼라 바이러스가 종식됐다고 발표했다.
안 그래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아프리카 내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면서 코트디부아르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후 늦게 패트릭 아치 총리 주재로 긴급 부처간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뎀마 장관은 “코트디부아르는 에볼라 백신을 보유하고 있고 환자와 접촉한 병원 직원과 국경 보안 군에 즉각 예방접종을 실시할 것”이라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다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