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후손 자랑스럽다" 25명 한국 국적 취득

입력
2021.08.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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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광복절 기념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
박범계, 대한독립군단 이명순 증손 등에 증서
2006년부터 1,252명에게 한국 국적 수여식

광복절을 앞두고 이명순 선생 등 독립유공자 15명의 후손 25명이 대한민국 국적을 갖게 됐다.

법무부는 12일 ‘법무부와 5개 지방 출입국ㆍ외국인관서가 함께하는 릴레이 국적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수여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세를 감안해 법무부와 서울 인천 수원 대전 서울남부 등 5곳의 출입국ㆍ외국인관서에서 분산 개최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독립유공자 8인의 후손 10명에게 직접 한국 국적증서를 수여했다.

박 장관에게 이날 국적증서를 받은 독립유공자 후손은 이명순 심용준 박민영 선생의 증손 등 10명이다. 이명순 선생은 청산리대첩 후 대한독립군단을 조직하는 등 일본군과 수차례 접전을 벌여 성과를 올리다가 끝내 전사했다. 심용준ㆍ박민영 선생 등도 항일 무력투쟁을 하거나 일제에 항거하는 시위를 하는 등 독립운동을 한 것으로 인정받아 독립장ㆍ애족장 등이 추서됐다.

국적법 등 관계 법령에 따르면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 기존의 외국국적을 포기하지 않고도 우리나라 국적을 함께 보유할 수 있고 복수 국적을 유지할 수 있다.

독립유공자 윌리엄 린튼의 후손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특별귀화 1호’ 인요한 박사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저는 특별귀화를 통해서 완전한 한국인이 됐다. 한국 국적을 가지는 게 얼마나 좋고 뿌듯한지 모른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자랑스럽게 당당히 살아가자”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역임한 운암 김성숙과 중국인 항일 독립운동가 두쥔훼이(杜君慧) 부부의 손자이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두닝우(杜宁武)씨도 '아리랑 판타지'를 연주하는 축하 영상을 보내왔다.

러시아 국적을 보유한 박민영 선생의 증손 박모(21)씨는 이날 한국 국적도 보유한 데 대해 “항상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증조부님께서 평생 실천했던 고귀한 뜻을 받들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손을 내밀고 제가 가진 것을 나눠줄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명순 선생의 증손 송모(65)씨도 “독립투사이신 할아버지가 필사적으로 지켜내고자 했던 한국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증조부 업적에 누가 되지 않도록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법무부는 2006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 1,252명에게 한국 국적을 수여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국적을 수여하는 행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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