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 물가가 두 달 연속 5%대 중반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고공 행진하는 물가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논의가 한층 더 빨라질지 주목된다.
미국 노동부는 11일(현지시간)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 올랐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 이후 13년만에 가장 높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3%를 웃도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ㆍ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3%, 전월보다 0.3% 각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 1991년 이후 가장 높았던 6월(4.5%)보다는 소폭 줄어들었다.
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회복과 원자재ㆍ인력 공급 차질이 맞물려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추세지만, 블룸버그와 마켓워치 등 경제 전문 매체들은 근원 CPI의 오름폭이 다소 완화됐다는 데 주목했다.
이날 수치는 연준의 테이퍼링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계속 시장에 돈을 풀고 있지만, 예정보다 빠르게 긴축 기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