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m까지 자라는 해조류로, 봄철 중국에서 우리나라 남해로 유입돼 큰 피해를 입히는 '봄 바다의 불청객' 괭생이모자반이 한여름 서해 북단에서 대거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괭생이모자반 서식처 확대와 바람·해류 변화의 영향으로 유입량이 늘고 유입 경로도 다양해졌다고 분석했다.
12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중부지방해양경찰청 항공단 고정익항공대는 지난달 5일 오후 6시 40분쯤 충남 태안군 근흥면 격렬비열도 북서쪽 120㎞ 해상에서 항공 순찰 중 1~5m 크기 괭생이모자반을 다수 발견했다. 지난 6월 7일 오후 2시쯤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남서쪽 48.2㎞ 해상에서도 괭생이모자반이 목격됐다. 해경은 3~5월 제주 서쪽과 옹진군 덕적면 소령도 서남쪽,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서쪽,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북서쪽 101.8~144.4㎞ 해상에서도 괭생이모자반이나 괭생이모자반으로 추정되는 부유 생물을 찾아냈다.
괭생이모자반은 기낭(공기주머니)이 있어 바다를 떠다니다가 어장·양식장 시설이나 양식물에 달라붙어 피해를 입힌다. 또 해변에 쌓여 썪으면서 악취를 풍기고 선박 스크루에 감겨 고장을 일으키는 등 선박 안전을 위협한다.
괭생이모자반 유입량은 최근 크게 늘었다. 제주는 2019년 972톤에서 지난해 5,187톤으로 5배 넘게 늘었고, 올해는 지난달까지 벌써 9,641톤이 유입됐다. 전남 역시 지난해 1톤에 불과하던 유입량이 올해 8,616톤으로 급증했다. 유입 경로도 다양해졌다. 예전엔 중국 동부 동중국해 연안에서 남해로 주로 흘러들어왔으나, 최근에는 북부 산둥반도 연안에서도 대거 유입되고 있다.
오현주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은 "과거에는 11월쯤 동중국해 연안 암벽에서 탈락한 괭생이모자반이 해류를 따라서 이듬해 4, 5월 우리 남해로 유입됐다가 대한해협 쪽으로 빠져나갔는데, 근래엔 북서풍이 계속 불어 산둥반도에서도 유입되고 있다"며 "수온과 조류 변화로 중국 내 서식처가 확대돼 유입량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서해 쪽으로도 유입되는 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