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ㆍ현직 보좌관 등 11명에 대한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앤드루 쿠오모(64) 미국 뉴욕주 주지사가 결국 사임 의사를 밝혔다. 지난주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임을 촉구한지 일주일 만이다. 뉴욕 주의회도 최근 쿠오모 주지사에 대한 탄핵 절차를 준비 중이었다.
쿠오모 지사는 10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맨해튼 주지사 사무실에서 생방송 연설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14일 후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성추행 피해자에 대해 그는 “불쾌함을 느끼게 해서 깊이 사과한다”라며 “제 행동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추행 의혹은 부인했다. 그는 “나는 종종 누구와도 친밀하게 지내기 위해 팔짱을 끼거나, 볼에 가볍게 뽀뽀를 하고, 포옹을 한다”며 “그런 행동이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어떤 누구와도 선을 넘은 적이 없으며, 세대적ㆍ문화적 변화에 무감각했던 데 대해 반성한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지난 3일 쿠오모 주지사가 전ㆍ현직 보좌관 9명 등 여성 11명을 성추행해 주법과 연방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수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쿠오모 지사는 “보고서에 따르면 내가 11명을 성추행 했고, 그 발표를 본 사람들은 그렇게 믿었지만, 그것은 거짓이다”라며 “탄핵 수사는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고 믿으며, 이는 진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뉴욕에서 나고 자란 뉴욕커이며, 뉴욕커는 파이터다. 내 본능은 이 논쟁을 싸워서 이겨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쿠오모 지사가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후임으로 캐시 호철 뉴욕주 부지사가 주지사직을 맡게 된다. 변호사 출신인 호철은 2011년 5월 뉴욕 하원의원으로 선출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2014년 쿠오모 주지사의 재선을 도우면서 2015년 뉴욕주 부지사를 역임했다. 그가 주지사직을 승계하면 뉴욕주 첫 여성 주지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