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해운 업계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이번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각사 노조가 이번주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파업과 특근 거부 등 쟁의행위를 결의하며 실력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오는 10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쟁의행위가 가결되면 기아 노조는 파업할 수 있는 합법적인 권한을 확보하게 된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지난달 30일 기아 노조가 사측과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한 후 신청한 쟁의 조정 안건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기아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9만9,000원 인상, 정년연장(최대 만 65세)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 노조는 앞으로 파업 날짜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 사측을 압박해 간다는 전략이다.
한국GM 노조도 10일 확대간부합동회의를 열고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에 따른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GM 노사는 기본급 3만 원 인상과 450만 원의 일시금 지급 등의 잠정 합의안을 만들었지만, 노조가 지난달 26∼27일 진행한 조합원 대상 투표에서 51.15%가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노조는 이번주 확대간부회의와 함께 쟁의대책위원회도 열어 파업 일정 등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 노조 조합원은 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과 1,000만 원 이상의 일시금 지급 등을 요구한 것에 반해, 노사 잠정 합의안이 이에 크게 못 미쳐 내부적으로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임단협을 아직 끝내지 못한 르노삼성차 노사도 이번주 본교섭을 재개한다. 앞서 사측은 2020ㆍ2021년 임단협 통합 교섭, 기본급 동결, 생산성 격려금 1인당 평균 200만 원 등의 지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격려금 1인당 700만 원 지급 등을 요구하며 맞서 잠정합의안이 도출되지 못했다. 노조는 이번주 사측이 제시할 추가 임단협 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쟁의행위 찬반투표 실시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최대 해운선사인 HMM에도 파업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HMM 해원노조는 오는 11일 열리는 임단협 4차 교섭이 결렬되면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해원노조는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 지급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임금 5.5% 인상과 성과급이 아닌 격려금 100%를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상노조에 앞서 교섭을 진행했던 HMM 육상노조도 임금 25%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달 30일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원노조는 육상노조와 함께 사측에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라며 “HMM 창사 이래 첫 파업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