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앞두고 빚 많다고요? "신용대출부터 갚으세요"

입력
2021.08.0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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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금리 비중 높고 만기 짧은 신용대출
주담대보다 금리인상에 영향 많이 받아
"2030 중심으로 부채 관리 해야 할 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임박한 가운데, 여러 대출자 가운데서도 특히 과도한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여느 가계대출보다 신용대출 금리가 더 빠르게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저금리에 올라타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부채 관리가 시급해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당장 이달 말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기 전부터 시장금리는 줄곧 상승해왔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연 2.86%까지 떨어졌던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 6월 연 3.75%까지 오른 상태다.

현재 자신의 대출이 과도한 상태라고 느낀다면, 일단 신용대출 규모부터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대출은 대체로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데다, 만기도 짧은 탓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보다 금리 인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실제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는 전월의 신규 또는 잔액기준 조달비용, 은행 예금금리 등이 반영돼 금리 상승기에 느리게 반영하지만, 신용대출이 기준으로 삼는 은행채 금리는 시장 변화를 더 빠르게 반영한다. 현재(올해 3월 기준) 국내 은행 신용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은 약 78%에 달하는 데다, 만기도 6개월 이하(41.9%), 6개월~1년(42.5%) 등 단기 대출이 전체 84.4%를 차지한다.

특히 자산 규모나 수입이 크지 않은 2030세대가 신용대출로 주식과 비트코인 투자를 늘린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2030세대가 국내 은행에서 받은 가계대출(신용대출) 잔액은 3월 말 259조6,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1%나 늘었다. 추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자산 가격 조정까지 겹칠 경우 2030의 상환 부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도한 레버리지를 추구했던 소비자는 투자위험 관리와 이자부담 확대에 따른 부채 관리에 집중할 시점"이라고 권고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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