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에 서식하는 북극곰이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2일, 북극곰 한 마리가 그린란드 다네보리(Daneborg)에 위치한 연구 단지에 나타났습니다. 북극곰은 연구단지를 취재 중인 다큐멘터리 촬영팀을 공격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촬영팀 3명 중 남성 1명이 북극곰에게 물려 손을 다쳤습니다.
사고 당시 촬영팀은 공포탄을 발사해 북극곰을 쫓아냈고, 부상을 입은 남성은 가장 가까운 병원인 아이슬란드의 아퀴레이리(Akureyri)로 옮겨져 치료 중입니다. 사고 발생 하루만에 북극곰은 다시 현장에 나타나 유리창을 깨는 등 난동을 부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덴마크 북극 군 사령부에 따르면 북극곰이 사람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들은 “지금까지 북극곰이 5차례 사람을 공격한 사건이 있었다”며 “한번 더 사고를 일으키거나 군부대, 연구단지 등에 접근하면 사살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군 당국자는 이 곰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문제를 일으키는(Problematic) 북극곰’이라 지칭하며 사건의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북극곰이 이례적으로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먹이 감소’를 언급합니다.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북극곰의 사냥터인 빙하가 줄어들었다는 것이죠. 덴마크 기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하루에만 그린란드의 빙하 약 85억톤이 녹았습니다. 이는 미국 플로리다주 전체를 약 5cm 높이로 덮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세계자연기금(WWF)은 “빙하가 녹을 때마다 북극곰의 체중이 계속 줄어드는 모습이 관찰된다”며 “영양이 충분하지 못한 북극곰들은 새끼를 덜 낳는 만큼 이는 북극곰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경고했습니다. 북극곰은 현재 약 2만5,000마리 남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지난달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금 이대로라면 북극곰은 약 80년 뒤인 2100년 이내에 멸종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