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탕준상이 '라켓소년단'으로 주연의 자리에 우뚝 섰다. '무브 투 헤븐'의 여운을 깨끗하게 지우고 새로운 캐릭터로 흥행에도 성공했다.
지난 3일 탕준상은 본지와 SBS 월화드라마 '라켓소년단' 종영 관련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라켓소년단'은 배드민턴계 아이돌을 꿈꾸는 '라켓소년단'의 소년체전 도전기이자, 땅끝마을 농촌에서 펼쳐지는 열여섯 소년 소녀들의 성장 드라마다. 감동과 웃음이 함께하는 스토리와 섬세하고 꼼꼼한 연출력,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캐릭터들까지 웰메이드 휴먼 드라마의 매력을 발산하며, 무려 15회 연속 월화극 1위를 차지하는 승승장구 행보를 이어갔다.
먼저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밝힌 탕준상은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못 한 장면들이 생각난다. 가족보다 더 많이 친구, 선배들과 만나 촬영했다. 한순간에 끝났다는 이유로 얼굴을 못 보니 섭섭하고 아쉽고 보고 싶다. 벌써부터 배드민턴을 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연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최근 도쿄올림픽에 빠져있다는 그는 유독 배드민턴 경합을 흥미롭게 지켜봤다고 전했다. 탕준상은 "배드민턴 단식, 복식 경기를 보면서 솔직히 정말 차원이 다르다고 느꼈다. 우리는 아기들 장난에 불과하다. 실제로 빠른 공을 절대 받아낼 수도, 칠 수도 없다. 그렇게 하려면 훨씬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한 것을 너무나도 잘 안다"고 공감했다.
사실 그에겐 주연에 대한 책임감이 유독 크게 다가왔다. '라켓소년단'은 특출난 톱스타가 아닌 배우들을 내세웠기 때문에 방송 전 우려도 컸을 터다. 이에 탕준상은 "절 모르는 분들이 많아 부담이 많이 됐다. 대본이 너무 재밌고 흥행이 될 수밖에 없지만 걱정이 됐다. 최초의 배드민턴 드라마이기에 말 그대로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시청률 1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잘 그려졌다.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배드민턴을 소재로 다룬 만큼 탕준상은 실제 선수처럼 보이기 위한 노력을 거쳤다. 극중 능숙한 자세들 모두 수개월간 죽어라 노력한 결과다. 최근 공개된 탕준상의 배드민턴 연습 일지에는 기본 중 기본인 스텝 연습에 달리기, 줄넘기 등 경기를 위한 기초 체력 훈련, 점프 자세 다지기와 매회 새로운 기술을 추가하는 과정까지 빼곡하게 담겨 그의 노력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9개월간의 연습을 두고 탕준상은 "고강도 훈련을 받았다. 선수처럼 훈련을 계속하니까 온몸에 알이 배기고 성한 곳이 없었다.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제대로 된 자세로 방송에 담겼을 때 성취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어린 학생들의 풋풋한 연애 감정을 그리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는 탕준상이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한세윤(이재인)과의 관계를 로맨스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비하인드가 함께 전해졌다. 본격적인 로맨스에 대한 욕심이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탕준상은 "현실에서 경험을 해봐야 본격 로맨스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로맨스를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저랑은 안 어울릴 것 같다. 오히려 액션, 판타지에 대한 욕심이 있다"며 엉뚱한 매력을 뽐냈다.
청량한 설렘을 전하는 과정에서 아버지 역으로 만난 김상경의 도움이 컸다. 그는 "김상경 선배가 로맨스뿐만 아니라 부모님과의 갈등을 그릴 때 등 너무 과하지 않게, 또 밋밋하지 않게 표현하는 법을 가르쳐주셨다. 너무 성인 같거나 어른스럽지 않도록, 딱 중학생 나이로서 연기 표현을 하면 좋을지 알려주셨다. 함께 고민하면서 아버지처럼 대해주셨고 덕분에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탕준상은 '사랑의 불시착'에 이어 올해 초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무브 투 헤븐', 그리고 '라켓소년단'까지 다양한 캐릭터로 대중에게 존재감을 알렸다. 인물의 매력을 잘 살리는 비결에 "연출진과 많은 대화"라 답한 탕준상은 짐짓 연기자의 면모를 뽐냈다.
"'사랑의 불시착' '무브 투 헤븐' '라켓소년단'까지 각기 다른 배우들과 만났어요. 저는 상대방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편이에요. 상대 배우의 연기를 본 후 본능적으로 연기가 나와요. 일부러 귀여운 척, 허세를 부리는 척을 하지 않아요. 억지로 꾸며보이면 더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만들어내려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기해요."
탕준상을 비롯해 손상연 최현욱 김강훈 김민기 이재인 이지원 등 '라켓소년단' 멤버들은 최대한 자연스러운 경기 장면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배드민턴 연습에 매진해야 했다. 또 실제와 같은 호흡을 내기 위해 친분을 일찍부터 쌓아야 했다.
또래들이 모인 덕분일까. 멤버들 모두 대본 리딩 때부터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일찍 친해지게 됐다. 탕준상은 멤버들을 두고 "빨리 친해져야 실제 케미가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저 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런 생각을 했다. 매일 보다 보면 안 친해질 수가 없다. 현장 분위기는 웃음을 참느라 힘든 현장이었다. 진지한 상황에서 서로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온다. 미세한 숨소리만 들어도 너무 웃기다"면서 돈독한 의리를 과시했다.
실제로 촬영 현장에서 웃느라 NG가 많이 날 정도로 두터운 우정이 쌓였다. 또 승부욕이 강해 매일 배드민턴 실력을 겨룬다는 후문이다. 좋은 분위기는 연기를 하는 과정에서도 큰 힘이 됐다.
그는 "경쟁보단 서로 응원하는 따뜻한 분위기다. 연기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 이번 촬영장에서 편하게 지낸 덕분에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남녀노소 불문하고 현장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함께 일을 하면서 어떻게 친분을 유지하는지 '관계성'에 대해 많이 배웠다. '라켓소년단'은 제게 인간 탕준상으로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탕준상의 말을 빌리자면 '라켓소년단'이 사랑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좋은 대본과 연출, 스태프들의 고생, 멤버들의 케미다. 자극적인 소재가 유독 많이 쏟아지는 요즘, '라켓소년단'은 중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담았다. 큰 인기에 발맞춰 다채로운 게스트들이 특별 출연으로 힘을 보탰다.
특히 화제가 됐던 이용대의 특별 출연을 두고 "전부터 멤버들끼리 이용대가 특별 출연을 해줬으면 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진짜 이용대가 나왔다. 저희끼리 축하 파티를 열 정도로 너무 기뻤다. 이용대의 촬영이 마친 후 연예인을 보는 기분으로 우르르 모여서 사진 찍어달라고 했다. 스페셜로 한 게임도 쳐 주셔서 너무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인터뷰 전날인 2일, 유아인이 자신의 SNS에 '라켓소년단'의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탕준상은 "저도 유아인 SNS를 봤다. '라켓소년단' 대화방에 '대박'이라면서 게시물이 올라왔더라. 너무 영광이라 바로 '좋아요'를 눌렀다. '8월 9일 무조건입니다'라는 댓글도 남겼다. (유아인과는) 친분이 없지만 작업하는 것이 소원"이라면서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처럼 올해 상반기는 탕준상에게 큰 의미를 선사했다. '무브 투 헤븐'으로 연기력을 인정 받았고 '라켓소년단'을 통해 흥행까지 거머쥐게 됐다. 탕준상은 아직까지 두 작품이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 "주연작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 못 했다. 또 처음으로 잘했다는 칭찬을 받아 힘이 났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상반기였다.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달리고 싶게 하는 상반기가 됐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울러 과분한 사랑에 감사하다면서 "앞으로 나올 다른 작품들 또한 기대해 주시고 항상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