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선 캠프 대변인이 지난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음주운전을 옹호하는 듯한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비판이 일자 2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 출신으로 최근 이 지사 캠프에 합류한 박진영 대변인은 지난달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음주운전에 대해 “힘든 하루를 마치고 소주 한 잔 하고픈 유혹과 몇 만원의 대리비도 아끼고 싶은 마음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저소득층의 음주운전을 비판하면) 가난이 죄라고 느낄 수 있다”고 썼다. “음주 운전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라면서도 “(음주운전 전과자의) 사회활동을 막겠다는 것은 불공정한 이중처벌”이라고도 했다. 이는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이 지사를 옹호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 대변인의 글이 또 다른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음주운전 전과자의 공직 활동 기회를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다룬 기사의 링크와 함께 게시됐기 때문이다. 정 총리의 당시 주장은 이 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박 대변인의 발언을 두고 다른 경선 주자 캠프와 야당에서 비판이 나왔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대선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2일 '부메랑이 돼 돌아온 이재명 후보의 음주운전-가난한 서민 코스프레는 가당치도 않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재명 후보의 과거 음주운전 경력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전을 흐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자기 후보 편을 들고자 하는 욕심이 있더라도 음주운전을 가난과 결부시켜 정당화하려는 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해괴한 논리"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그동안 음주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은 대부분 비싼 외제차를 모는 부유층이었다"며 "가난해서 대리비 아끼려고 음주운전을 한다'는 것은 서민들을 모독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논란이 일자 박 대변인은 글 작성 당시에는 이 지사 캠프 소속이 아니었고 사적인 글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하고 게시물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이어지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