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2호선 뚝섬역과 역삼역 등 8개 지하철 역명 병기 공개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재정 건전성 확보 및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지만, 공사가 지난해 1조 원 적자를 기록한 터라 이 '역이름 판매 사업'에 쏠리는 시선이 예전 같지 않다.
2일 공사에 따르면 이번 공개입찰 판매 대상은 환승역인 을지로4가역(2, 5호선)과 노원역(4, 7호선)을 비롯해, 뚝섬역·역삼역(2호선), 발산역(5호선), 내방역(7호선) 등 8개 역이다.
최종 낙찰자는 3년 동안 자신의 기관명을 부역명으로, 해당 역의 외부 폴사인 안내판과 승강장 역명판, 전동차 안내방송 등 10곳에 표기·표출할 수 있다. 높은 금액을 제시한 기관에 낙찰되며, 응찰 금액이 같을 경우 공익기관·학교·병원·기업·다중이용시설 순에 따라 결정된다. 1회에 한해 재입찰 없이 3년간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
역명 병기 입찰 참여를 위해서는 해당 기업 및 기관이 대상 역에서 500m 이내에 위치해야 한다. 500m 내에 입찰에 응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없을 경우, 1km 이내까지 확대가 가능하다.
이번 공개입찰 대상의 기초가격은 역삼역이 2억3,000만 원으로 가장 비싸고, 내방역이 6,000만 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이는 처음 원가조사 때 감정평가와 수요 조사 등을 통해 형성되는 가격이다. 감정평가는 역 주변 토지 가격 등의 영향을 받는다.
서울교통공사로 통합되기 전의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2016년 9개 역에서 역명 병기 사업을 시작, 2017년에는 20개 역까지 사업을 추가했다. 이 중 2022년에 계약이 만료되는 역은 8곳이다. 동대입구역(3호선)과 영등포시장역(5호선), 강동역(5호선) 등 3곳은 계약 연장을 하지 않아, 현재 26개 역에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89.6%에 달하는 재계약률로, 인기가 높은 셈이다.
역명 판매 사업은 2017년 5월 서울교통공사 통합 이후 추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공사는 지난해 1조1,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대 수입 사업에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공사는 이 사업으로 1개역당 연평균 8,000만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곳의 사업자가 추가로 확정되면, 연간 6억4,000만 원의 수입이 늘어나는 셈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더 많은 기업, 학교, 병원 등에 적극 홍보해나갈 것"이라며 "높은 재계약률을 바탕으로 역명 병기 사업을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