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출액 554억 달러… 65년 역사상 월 수출액 1위

입력
2021.08.01 20:00

우리나라 수출이 새 역사를 썼다. 7월 수출액이 1956년 무역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에 도달하면서다. 반도체와 석유화학를 포함한 기존 주력 산업과 신성장품목인 바이오헬스 및 이차전지 등이 선전한 결과다. 7월까지 누적 수출액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전망도 밝다. 수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연간 수출 6,000억 달러 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수출 9개월 연속 증가… 무역수지 15개월 연속 흑자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국내 7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6% 증가한 554억4,000만 달러(약 64조 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입은 38.2% 증가한 536억7,000만 달러, 무역수지는 17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15개월 연속 흑자행진도 이어갔다.

수출은 2010년 10월~2011년 1월 이후 10년 6개월 만에 4개월 연속 20% 이상 증가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2018년 3월까지 17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이후 가장 긴 기간의 증가세다.

7월 수출액은 기존 역대 1위였던 2017년 9월 551억 달러를 경신하면서 최대치로 기록됐다. 역대 7월 기록 중에선 2018년 518억 달러를 30억 달러 이상의 큰 격차로 넘어섰다. 통상 7월은 공휴일이 없어 연중 조업일수가 가장 많지만, 여름 휴가 영향으로 실질 조업일과 수출액은 다른 달에 비해 높지 않았다.

올해 수출 실적은 말 그대로 역대급이다. 최근 5개월 연속 해당 월의 역대 1위 수출액을 갈아치웠고, 1, 2월도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수출액을 올렸다. 7월까지 누적 수출액 또한 3,587억 달러로 역대 1위다. 2위는 2018년(3,485억 달러)으로, 그해 유일하게 연간 수출액(6,049억 달러)이 6,000억 달러를 넘긴 바 있다.


반도체·화학 끌고 바이오·배터리 밀고… '전 산업 고른 활약'

특히 최근 수출은 품목과 지역별로 고르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10년 6개월 만에 2개월 연속으로 15대 주요 품목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했고, 4개월 연속으로 9대 주요 지역 수출이 모두 늘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전통 주력산업과 유망 신산업이 고르게 선전했다. 주력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석유화학·컴퓨터가, 신성장품목 중에서는 바이오헬스·이차전지·농수산식품·화장품 등이 역대 7월 수출액 1위에 올랐다.

특히 3개월 연속 100억 달러 이상을 수출한 반도체는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 증설 등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에 힙입어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알려진 2018년 7월(104억 달러) 실적도 넘어섰다. 또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59.5% 증가(47억2,000만 달러)한 석유화학은 최근 5개월간 월 수출액 기록이 역대 1~5위를 휩쓸 정도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차전지는 3배 가까이 증가한 대미 수출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 증가한 7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바이오헬스는 바이오시밀러·진단키트의 수요 확대로 3개월 연속 수출액이 늘었다.

지역별로는 중국·미국·유럽연합(EU)·아세안 등 주력시장과 일본·중남미·인도·중동·독립국가연합(CIS)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이 고르게 증가, 4개월 연속 전 지역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6, 7월은 2개월 연속 모든 지역이 두 자릿수 높은 증가율을 보였는데, 이는 2004년 같은 기간 이후 17년 만이다.


교역액 역대 최대·수출단가 강세… 하반기 전망도 '맑음'

하반기 수출 전망 또한 '쾌청'이다. 글로벌 교역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데다, 수출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는 수출단가 역시 강세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 교역 성장률을 각각 8.4%에서 9.7%, 3.9%에서 8.2%로 상향 조정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글로벌 누적 교역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4% 증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 수출·교역액도 7월 누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 6월 올해 하반기 D램과 낸드 반도체 가격 전망을 상향했고, 석유제품·석유화학·철강 가격도 상승세다. 시스템반도체와 친환경 차·선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 기존 주력 품목 내 고부가가치 상품들은 지속적으로 비중을 늘리면서 수출 단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수출액이 6,105억 달러, 무역 규모는 1조1,764억 달러에 달해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 최고 기록은 2018년으로 수출액 6,049억 달러, 무역규모 1조1,401억 달러였다.

김경준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