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논·밭일 삼가야 하는 이유… 지면 온도 51.3도까지 솟아

입력
2021.07.30 16:15
기온보다 밭 지면 온도 최대 18도 높아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7월 하순 국내 농지의 지면 온도가 50도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기온보다 지면 가까이는 훨씬 더 덥다는 얘기다.

기상청은 여름철 야외에서 일하는 농민과 근로자의 폭염 피해를 알리기 위해 지난 21∼28일 경기도 일대 밭의 낮 기온과 지면 온도를 비교·관측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28일 낮 시간대(정오∼오후 4시) 밭의 지면 온도는 이동식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잰 같은 시간대 기온보다 5∼18도가량 높았다. AWS는 지면으로부터 1.5m 높이에 설치된 기온·습도계가 자동으로 기상 정보를 관측한다. 낮 최고기온이 34.7도를 기록한 이날 지면 온도는 오후 2시 40분께 51.3도까지 올랐다. 지면 온도는 12시 50분부터 3시 20분 사이 구름 때문에 온도가 일시적으로 내려갔던 두 차례를 빼고 내내 48도 이상을 유지했고, 오후 5시가 돼서도 40도를 웃돌았다.

지난 21∼27일 이 지역에는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졌다. 낮 최고기온은 34.1∼35.3도로 폭염경보 수준이었다.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거나, 급격한 체감온도 상승 또는 폭염 장기화 등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기상청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폭염이 발생하면 노지 환경에서의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김매기같이 지면 가까이에서 하는 영농, 야외 활동은 매우 위험하니 삼가야 한다. 이 시간대 기온은 ‘폭염 경보’ 수준으로, 아침저녁에만 일하고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기상청은 전국 읍·면·동에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매일 2회 4가지 단계(관심, 주의, 경고, 위험)별 폭염 대응 요령을 안내할 방침이다. 이 정보는 기상청 ‘날씨누리’ 사이트와 모바일 웹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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