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자사 네이버쇼핑에서 수천 개의 상품 리뷰를 한 줄로 요약해 보여주는 '인공지능(Ai) 리뷰 요약'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30일 밝혔다. 소비자가 방대한 상품 후기를 일일이 살피는 수고를 덜어주겠다는 취지지만, 한편에선 AI가 수많은 의견을 한 줄로 요약하는 과정에서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네이버가 이날 선보인 'Ai 리뷰 요약' 기능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신기술로, 국내외 통틀어 전에 없던 서비스라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지금은 기껏해야 필터(걸러내기) 기능으로 소비자가 상품 리뷰를 추릴 수 있게 하거나, 이용자로부터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리뷰를 상단에 배치하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네이버의 'Ai 리뷰 요약' 기능은 AI가 모든 리뷰를 분석한 후 상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단 한 문장으로 알려준다. 리뷰 한 줄 요약은 키워드 분석, 유사한 문장 합치기, 비속어 등을 걸러내는 문장 교정과 같은 네 단계를 거쳐 진행되는데, AI는 사용자가 입력한 표현을 기반으로 한 문장을 만들어낸다.
네이버는 "AI가 알려준 한 줄 리뷰를 통해 실제 구매자들의 의견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쇼핑 효율성을 체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네이버의 설명처럼 소비자가 AI의 한 줄 리뷰만 보고 정확한 상품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AI가 수많은 리뷰를 한 줄로 요약할 때 부정적인 내용은 분석 대상에서 걸러지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네이버쇼핑에 올라온 A사의 식탁 세트 상품을 검색했더니 1,600여 개의 소비자 리뷰가 달려 있었다. 이날부터 네이버는 사이즈, 색상, 디자인 등 각 카테고리별로 AI 한 줄 리뷰를 실었는데, 이 상품 디자인에 대해 AI는 "예쁘고 편하고 조립도 알차게 재밌게 했어요"라고 정리했다.
하지만 실제 높은 평점을 준 리뷰 중에서도 "설명서가 없어 조립이 어려웠다"는 내용의 리뷰가 적잖았다. AI 리뷰가 실제 소비자 평가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부정 내용이 주로 뽑히면 명예훼손 등의 우려도 있고 상품 특징을 한 줄로 요약하자는 취지여서 그에 맞게 설계한 것"이라며 "우려한 대로 왜곡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우선 가구·인테리어 카테고리에 있는 440만 개 상품에 우선 이 기능을 적용하고 적용 범위는 차차 확대할 예정이다.
네이버뿐 아니라, 최근 전자상거래(e커머스) 분야에 AI 신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최근 쇼핑 판도가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가면서 AI 신기술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검색을 무기로 e커머스 시장 최강자로 올라선 네이버가 가장 적극적이다. 올해 연간 네이버쇼핑의 거래액은 지난해보다 40% 넘게 급증한 4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도 글로벌 e커머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페이스북의 쇼핑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용자는 월 3억 명에 이른다.
특히 e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근 AI 신기술을 잇따라 선보인 페이스북이 연내 '시각적 검색'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길을 걷다 괜찮은 상품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 쇼핑 플랫폼에 올리면 알아서 유사 상품을 알려주는 식이다.
페이스북은 "AI 연구가 누적되면 유사한 제품 탐색을 넘어 가령 '이 드레스와 비슷한 패턴의 핸드백을 찾아줘'와 같은 명령까지 수행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