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에서 변호사로...박준영의 파란만장 인생사

입력
2021.07.30 08:11

'대화의 희열3'에 출연한 박준영 변호사가 자신의 인생사를 솔직하게 풀어놨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KBS2 '대화의 희열3'에는 법조계 아웃사이더로 불리는 박준영 변호사가 마지막 게스트로 출연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영화 '재심'의 정우와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권상우의 모델이 된 인물이다.

이날 그는 작은 섬 출신에 아버지가 폭력과 음주를 일삼아 어린 시절 힘들었다고 고백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 변호사는 "어머니가 중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셨다. 불행한 삶이었는데 아버지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나가고 싶어서 광주로 갔다. 어머니 살아 계실 때만 해도 공부를 잘했다. 광주가 도피처였다"라고 밝혔다.

박준영 변호사는 가출 후에 인천과 서울 등지에서 떠돌이 생활을 했다. 그는 공장에서도 일하고 나이트클럽에서 웨이터로 근무하기도 했다. "졸업장은 따 달라"는 아버지의 부탁에 다시 돌아간 그는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준법성이 요구된다'고 적혀있었던 것을 회상하며 무기정학을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후 연수원에서도 젖힘의 대상이었다는 박준영 변호사는 성적이 안 되니 취업을 위해 마라톤 완주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인맥도, 학벌도 없었던 그는 사교 모임에 많이 참석하기도 했고 국선 변호에 주력했다.

"적절히 타협해서 한 달에 70건 정도 맡았다"고 고백한 그는 2008년 맡게 된 수원 노숙 소녀 사망 사건을 떠올렸다. 박준영 변호사는 "이 사건이 제 인생 사건이 될 거라고 생각 못 했다"며 "사실 좀 귀찮았다. 그동안 맡았던 재심 사건을 돌이켜보면 늘 만남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명의 가출 청소년을 돌봐줬던 경기도 청소년 복지센터 선생님들이 저를 찾아왔다. 한 아이가 선생님께 편지를 보냈다. '모두가 우리를 나쁘게 생각하고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하더라도 선생님만은 저희를 믿어줬으면 좋겠다'라고 쓴 거다. 그 얘기를 듣고도 저는 반응이 없었다"며 "사건 현장을 잘 안 갔는데 선생님들이 자료를 정리해 오셨다. 선생님들의 노력 덕분에 '이 사건이 문제가 있구나. 허위자백일 수 있겠다. 드디어 내 인생 사건을 만났구나'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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