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사상 최대 확진자에도… 스가 총리 "올림픽 중지는 없다"

입력
2021.07.28 15:33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도쿄도(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8일 처음으로 3,000명을 넘어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전 최다였던 1월과 달리 긴급사태 발령 중이란 사실을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기감은 실종된 분위기다. 감염이 이 속도로 확산될 경우 의료 체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지만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걱정하지 않는다. 올림픽 중지는 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도쿄도는 28일 신규 감염자 수가 3,177명에 달해, 사상 최대였던 전날(2,848명)을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최근 1주일 감염자에서 차지하는 30대 이하 비율은 약 70%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신문이 도쿄의 번화가인 시부야에서 만난 20대 젊은이들은 “20·30대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는 경고방송이 계속 나오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밤 늦도록 술을 마시고 즐겼다. 이들은 “벌써 네 번째 비상사태선언이라 익숙해졌다. 감염의 공포감도 없어지고 있다”거나 “어차피 젊은 사람은 중증화하는 사람이 적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됐지만 시부야나 신주쿠역 등 번화가 인파는 세 번째 선언 당시에 비해 10~20% 늘어난 상황이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이번엔 중증자 수가 적다며 과거 최다였던 1월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1월 중순 중증자 수는 160명이었지만 28일 중증자 수는 80명에 그쳤다. 이달 말까지 전체 고령자의 80% 정도가 2차 접종까지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고령자 백신 접종이 진행된 덕분이다. 하지만 현재 중증자 중 절반이 백신 접종이 미진한 40, 50대인 것으로 나타나, 지금처럼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40, 50대를 중심으로 중증자가 늘어나며 병상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1월만 해도 긴급사태 선언이 나오자마자 거리에 사람이 종적을 감추고 급격히 감염자 수가 줄었지만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해이해진 분위기는 올림픽의 영향도 크다. “올림픽도 개최하는데 나만 자숙할 필요가 있느냐”고 합리화할 수 있고, 일본 선수들의 활약상이 하루 종일 방송에서 흘러나와 분위기가 고조되기 때문이다. 조직위원회는 대회를 개최하면서 감염이 심각하게 확산하면 최악의 경우 중지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스가 총리는 27일 “사람의 흐름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그런(중지) 걱정은 없다”고 단언해, “위기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28일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정부에 코로나19 대책을 자문하는 오미 시게루 분과회장은 야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의료 압박이 이미 일어나기 시작했다”면서 “정부가 사람들에게 단단히 위기감을 공유할 수 있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감염 상황에 맞는 효과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