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인도네시아를 해괴하게 망신시켰다(MBC mempermalukan indonesia secara aneh yaㆍ엠비씨 믐퍼르말루칸 인도네시아 스차라 아네흐 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거주하는 교민 홍모(55)씨는 지인인 인도네시아인 대학 교수로부터 26일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MBC의 도쿄올림픽 개막식 방송 논란을 다룬 현지 매체 기사도 함께 받았다. 기사에는 '인종차별주의자? 인도네시아는 국내총생산(GDP)이 낮고 인구의 6%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실제로는 백신접종률 소개)고'라는 제목이 달렸다.
인도네시아도 MBC에 뿔났다. 인도네시아를 소개하는 자막에 굳이 1인당 GDP와 백신접종률을 넣은 데다, 나라 위치도 그 넓은 국토 중에 하필 국경 너머 말레이시아 사라왁주(州) 부근에 표시해서다. "한국이 인도네시아를 부끄럽게 만들었다"는 게 분노의 이유다. 여러 현지 매체가 해당 사안을 다뤘다.
현지인들은 MBC 방송의 문제를 조목조목 짚었다. "지도를 보면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말레이시아 지역에 표시했다. MBC는 충분한 조사를 하지 않는가" "2018년엔 KBS가 똑같은 짓(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자카르타 빈민촌 내보냄)을 하더니 사과만 하면 그걸로 끝인가" "한국 언론은 왜 자주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하나, 매너를 배우지 않나" "한국은 '아시아 혐오 중단' 운동을 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이웃나라들을 혐오하는가" "한국의 단점을 수치로 보여주면 좋은가" "이게 한국 공영방송의 수준인가" 등이다.
특히 지난달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 5회에 등장한 인도네시아 비하 및 모욕 장면에 대한 분노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에서 터진 사건이라 현지인들의 실망이 더 크다. SBS 측은 한국일보 7월 8일 자 보도(왜 그 K드라마에 격노하나… "사라 때문") 이후 콘텐츠진흥원 인도네시아비즈니스센터를 통해 홈페이지 공식 사과 및 5회 영상물(VOD)에 사과문 게시 등의 뜻을 밝혔으나 현재 흐지부지된 상태다. 오랜 세월 쌓아 올린 한류의 공든 탑이 국내 방송사의 잇단 무례하고 부적절한 방송으로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