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공판을 앞둔 공군 부사관이 국방부 수용시설에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방부 영내에서 피고인이 사망한 건 처음이다. 수용자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낸 만큼 고강도 조사와 책임 추궁이 불가피해 보인다.
26일 국방부와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A 부사관이 전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인근의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시설 내 화장실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즉시 인근 민간종합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두 시간 뒤 숨졌다. A 부사관은 공군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앞두고 이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는 미결수용시설 내 화장실이 딸린 독방에서 지내던 중이었다. 당시 방 안에 있어야 할 수용자가 보이지 않자, 군사경찰이 들어가 독방 화장실에 쓰러져 있던 A 부사관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군 부대에서 장병이 숨지는 사건은 종종 있었지만, 국방부 영내 수용시설에서 사망자가 나온 건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지금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해 유가족에게 설명하는 게 먼저”라며 “향후 수용자 감시ㆍ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조사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당 시설에는 군사경찰이 상주하고 폐쇄회로(CC)TV도 설치돼 있다. 물론 독방 화장실에는 CCTV가 없지만, 군사경찰의 순찰 시간 및 절차 준수 여부 등은 조사에서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군인권센터는 “(피의자는)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사건에 연루된 만큼 면밀한 관리가 필요한 상태였다”면서 “그럼에도 대낮에 수감시설 안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데는 국방부의 안일한 상황 인식이 작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A 부사관의 죽음으로 성추행 사망 사건 재판도 실체를 규명하는 데 적지 않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