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훈아의 부산 콘서트가 연기된 데 이어 이승환도 전주 콘서트를 연기했다. 콘서트 장소가 ‘등록 공연장’이어서 정부의 방역지침 상 공연이 가능하지만 관객 보호를 위해 선제적으로 취한 조치라는 것이 이승환 측의 설명이다.
23일 이승환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24일로 예정돼 있던 전주 공연 연기 소식을 알리며 "전주의 거리두기는 2단계이고 (공연 장소인)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은 법적으로 공연이 가능한 등록 공연장이지만, 전국적 유행 상황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공연을 자발적 연기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게시글에서 ‘나훈아는 안 되고, 이승환은 된다?’라는 제목의 기사 링크를 덧붙이며 “기사 제목에 현혹되지 마시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승환 측은 “관객들의 안전과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참하기 위해 24일 공연을 잠정 연기하기로 21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정부의 방역 지침 변경에 따라 23~25일 예정돼 있던 나훈아의 부산 콘서트는 8월 20~22일로 연기됐다. 나훈아 공연 연기 소식이 알려지자 이승환의 전주 콘서트에 관심이 모였다. ‘나훈아 공연은 안 되는데 이승환은 왜 공연을 여느냐’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비수도권의 '등록 공연장'에서 개최하는 공연은 방역수칙을 준수한다는 전제 아래 진행할 수 있다. 등록 공연장이란 공연을 주요 목적으로 조명·음향 등 무대 시설을 갖추고, 공연법 9조에 따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 운영하는 시설을 뜻한다.
나훈아가 공연을 열 예정이었던 부산 벡스코는 등록 공연장이 아닌 반면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은 등록 공연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에 1,101개의 등록 공연장이 있는데 전북대 삼성문화회관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의 모호한 방역 기준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등록 공연장과 비등록 공연장이 방역 안전과 관련해 차이가 크지 않은데 정부 당국이 뚜렷한 근거도 없이 나눠 형평성 논란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공연장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례가 거의 없는 데다 등록 공연장과 비등록 공연장이 방역 안전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는 근거도 없다"면서 "공연 개최와 관련해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