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한정판 햄버거·음료수' 보기 어려운 이유는?

입력
2021.07.22 21:30
코로나19에 반일감정까지...'올림픽 마케팅' 전무
대형마트들은 '집관러' 공략해 할인 나서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통업계는 ‘올림픽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다.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경기를 앞두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고려해 '집관러(집에서 시청하는 사람)'에 초점을 맞춘 할인전 정도가 마케팅의 전부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관련 마케팅을 준비한 식품기업은 사실상 전무하다. 직전 올림픽인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코카콜라, 맥도날드, KFC, 동원F&B, CJ푸드빌 뚜레쥬르 등이 올림픽 마케팅을 펼쳤다. 한정판 '코카콜라 골드 에디션', '맥도날드 리우 1955 버거', '파이팅! KFC 순살박스'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도쿄올림픽 스폰서인 코카콜라는 물론 대부분의 기업이 마케팅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교촌치킨과 도미노피자 등 치킨과 피자 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림픽 마케팅이 실종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하루에 1,600명 넘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오후 6시 이후부터는 2인 이상 모여 있을 수 없는데 ‘응원 마케팅’을 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도 고려하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시국에 올림픽을 무리하게 강행하는 만큼 소비자들의 반일 감정이 되살아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대신 ‘집관러 마케팅’을 시작했다. 올림픽 한정 PB상품을 개발하지 않고 집에서 한국 대표단을 응원하는 ‘홈 관중’에 초점을 맞춰 할인에 나선 것이다. 이마트는 이날부터 28일까지 일주일간 수입 맥주, 즉석조리 치킨, '홈술' 안주 등을 할인 판매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에서 가족과 경기를 관람하는 분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드리기 위해 준비했다”고 했다. 홈플러스는 신선 과일, 각종 야식 메뉴와 와인, 에어컨 등 냉방가전 할인전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한 차례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은 23일 개막해 8월 8일까지 진행된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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