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사, '승려 술파티' 대국민 사과… "방역수칙 어긴 것 참회"

입력
2021.07.22 17:1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승려들이 모여 술을 마셔서 물의를 빚은 전남 해남군의 대흥사가 22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 19일 해남군에서는 5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대흥사 소유의 숙박시설에서 스님 10여 명이 술과 음식을 먹으면서 논란이 됐다.

대흥사는 이날 '국민과 사부대중께 올리는 참회문'에서 "시방세계의 삼보님 전에 향불 사뢰어 참회한다. 우주의 천지만물에 청수 올리어 참회한다. 국민과 사부 대중 앞에 마음 다해 참회한다"라고 사과했다. 대흥사는 이어 "지난 7월 19일 저녁, 산내 도량에서(유선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국적으로 방역단계가 강화되는 날,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물의를 일으켰다"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국가적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안일한 행동으로 국민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큰 실망감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참회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참회문 전문.

국민과 사부대중께 올리는 참회문
시방세계의 삼보님 전에 향불 사뢰어 참회합니다. 우주의 천지만물에 청수 올리어 참회합니다. 국민과 사부 대중 앞에 마음 다해 참회합니다. 지난 7월 19일(월) 저녁, 산내 도량에서(유선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전국적으로 방역단계가 강화되는 날,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국가적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안일한 행동으로 국민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큰 실망감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참회 드립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확산방지를 위하여 희생을 감내하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 왔던 종단의 모든 구성원 여러분들과 방역당국에게도 진심으로 참회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의 허물을 반면교사로 삼아 출가수행자의 신분으로 지켜야할 경계를 올곧게 세우고 지켜나가겠다는 초발심의 마음을 더욱 견고히 다지겠습니다. 청정한 출가수행자의 위의를 갖추고 본사와 종단의 발전을 위해서 더욱 쇄신 하겠습니다. 본사의 모든 출가 대중은 참회의 죽비로 스스로를 경책하며 하루가 천일처럼 천일이 하루처럼 매일 매일 간절한 참회발원을 이어가겠습니다. 이번 일로 실망하셨을 모든 분들의 질타와 경책을 겸허히 받아들여 안일했던 마음을 다잡고 치열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출가수행자 본연의 모습으로 수행정진 할 것이며 방역당국의 지침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지켜나가겠습니다. 부처님 전에 향불 사뢰어 다시 한 번 국민과 사부대중께 거듭 참회 드립니다. 불기2565(2021)년 7월 22일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본사 대흥사 주지 법상 합장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