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다목적 실험실 모듈, 11년 만에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입력
2021.07.22 08:07
'나우카', 발사 9분 뒤 정상 궤도 진입
29일 도킹 예정… 승무원도 맞이 준비

러시아가 11년 만에 다목적 실험실 모듈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과학·실험 프로그램에 이용될 다목적 실험실 모듈 ‘나우카’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전했다. 로켓 운반체 ‘프로톤-M’에 실린 나우카는 발사 후 9분 뒤 ISS로 향하는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앞으로 8일간 자체 엔진으로 비행한 뒤 이달 29일 ISS에 도킹한다.

러시아가 ISS로 모듈을 발사한 건 2010년 ‘라스스벳’ 발사 이후 11년 만이다. 1995년 제작이 시작된 나우카는 2007년에 라스스벳보다 먼저 ISS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기술적 문제로 번번이 발사가 지연돼 왔다. 2013년엔 전문가들이 연료 시스템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오랜 기간 수리에 돌입했다. 발사가 미뤄지며 나우카의 다른 부분들이 현대화나 보수 작업을 거치기도 했다. 이번 발사도 이달 15일에 예정돼 있었지만, 불특정한 결함을 고칠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21일로 연기됐다.

나우카가 성공적으로 도킹한다면 러시아 승무원들은 우주에서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고, 이들이 수행 가능한 과학 실험의 종류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ISS에 있는 러시아 승무원들은 나우카의 도킹을 위해 오래된 모듈인 ‘피르스’의 일부분을 제거하는 등 준비에 나섰다. 나우카가 ISS에 도착한 뒤에는 11번의 우주 유영을 통해 정상 운영을 위한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ISS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러시아의 로스코스모스, 일본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JAXA), 캐나다 우주국(CSA), 유럽 우주국(ESA)이 협력해 만든 우주정거장이다. 길이 73m, 무게 80톤으로 이때까지 인류가 우주로 쏘아 올린 물체 중 가장 크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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