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검사키트 첫 정식허가 래피젠 대표 "키트 역할 더 중요해질 것"

입력
2021.07.26 15:30
박재구 대표 단독 인터뷰 "사전방역 해법은 신속성"
래피젠 검사키트 내달 5일 출시, 해외 수출도 준비
자가검사 위음성 지적엔 "안타까워도 필요성 여전"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사전예방의 시작점이 돼야 할 자가검사키트 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앞서 조건부 허가를 받은 휴마시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에서 발생한 '가짜 음성'(위음성) 사례 때문이다.

자가검사키트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여론에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 래피젠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래피젠은 다음 달 5일 '바이오크레딧 코비드-19 Ag 홈테스트 나잘' 출시를 앞뒀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식허가를 받은 자가검사키트다.

지난 19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래피젠 본사 회의실에서 만난 박재구 대표는 "자가검사키트가 코로나19 확산의 불쏘시개로 취급돼 자가검사의 중요성까지 부인당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그래도 방역에 있어 자가검사키트의 필요성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자가검사키트,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래피젠의 자가검사키트는 콧속에 면봉을 넣어 채취한 검체로 30분 이내에 바이러스 항원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양성 환자를 검출하는 민감도는 93.15%, 음성 환자를 검출하는 특이도는 100% 수준이다. 박 대표는 "유증상자의 경우 임상적 민감도가 97.9%까지 올라간다"며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흡사한 수준"이라고 자신했다.

박 대표가 말하는 자가검사키트의 강점은 신속성이다. 항체검사키트는 감염 후 2주가 지나야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래피젠 제품 같은 항원검사키트는 이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의 경우 항원이 아닌 항체검사키트를 사용해 초기 감염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박 대표는 "우리 키트는 PCR 검사가 어려운 환경이나 의료 서비스가 중단되는 명절에도 활용할 수 있고 4, 5번 반복 검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인도발(發) 델타 변이부터 브라질발 감마 변이,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베타 변이 바이러스도 검사할 수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바이러스의 중심핵이 되는 뉴클레오캡시드 단백질을 타깃으로 했기에 가능한 결과다. 박 대표는 "바이러스 외피에서 바깥으로 나온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변이가 쉽게 일어나는데, 뉴클레오캡시드 단백질은 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아 이를 활용하면 여러 변이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가검사키트의 역할은 한정적이다. '음성'이란 결과가 나와도 감염이 의심되면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양성'이 나올 경우 "의심의 여지없이 확진"으로 봐야 하지만 방역당국 정책상 PCR 검사를 받은 후 절차에 따라야 한다. 의료계가 보조적 수단으로만 활용하기를 강조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박 대표는 올해 말부터 자가검사키트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집단면역 달성 목표 시점인 11월 이후에는 정책으로 진행된 방역 조치들이 민간의 영역으로 넘어올 것이란 판단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계절성 독감'과 유사한 형태로 남을 가능성이 있어 사전예방 차원에서 자가검사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했다.

래피젠 자가검사키트는 변이에도 사용 가능해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한다. 박 대표는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루마니아,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권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정확성을 강화하기 위해 자가검사키트의 민감도를 95% 이상 올리는 연구도 이어간다.

박 대표는 "PCR 장비가 전 세계적으로 부족해 효과적으로 사전방역을 하려면 자가검사키트가 답"이라며 "자가검사키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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