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누구도 홀로 외롭게 병들지 않도록 외

입력
2021.07.23 04:30
21면
교양·실용

△누구도 홀로 외롭게 병들지 않도록

줄리안 아벨, 린지 클라크 지음. 이지혜 옮김. 영국 서머싯의 작은 마을 프롬에서 아프고 외로운 사람들을 돌보는 시스템 '컴패션 프롬 프로젝트'를 다뤘다. 마을 병원의 의료진과 지역사회개발자, 그리고 주민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이 시스템으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지역 병원 응급실 입원율을 낮추는 성과를 기록했다. 모두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컴패션(compassion·연민)'을 책에서는 '마음의 온기'로 정의한다. 저자는 개인의 삶, 학교 및 직장을 넘어 국가에서 '컴패션 도시'를 지향하자고 말한다. 남해의봄날·296쪽·1만8,000원


△쓰는 기분

박연준 지음. 시인인 작가가 시에 가까워지고픈 독자들에게 시를 쓰는 행위란 무엇인지 안내한다. 작가는 글을 '쓰는 기분'이 소수의 선택된 누군가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글을 쓰면서 자신이 느낀 기분을 공유한다. “내가 아닌 것 같은 기분. 내가 아니면서 온통 나인 것, 온통 나이면서 한 번도 만나보지 않은 나인 것"이라고. 시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편지와 Q&A 형식으로 함께 담았다. 작가는 서문에서 "쓴다는 건 멀쩡히 굴러가는 삶을 깨트리는 일이다. 깨트린 뒤 다시 조합해 새로 만드는 일"이라고 밝혔다. 현암사·264쪽·1만4,000원


△중도와 물리학

최성욱 지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20여 년간 지내며 삶의 의미와 존재에 대한 연구에 전념한 저자가 중도(中道)의 원리를 물리학적으로 논증한다. 나아가 '중도'를 삶에 적용하자고 말한다. 좌우상하에 치우치지 않고 회전운동을 하는 상태인 '중도'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공평함이자 나아가 사랑을 뜻한다. '중도'는 우리가 살아가며 따라야 할 보편 법칙이다. 저자는 중도에 대한 성찰이 각자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삶으로 이끌 것이라 강조한다. 한동네·506쪽·2만2,000원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

정은령 지음. 약 20년간 신문기자로 지낸 저자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느낀 것들을 에세이로 담았다. 책에는 마흔둘에 떠난 친동생의 죽음이, 딸과 싸운 엄마로서의 죄책감이, 또 야근을 끝내고 스트레스를 풀던 생활인의 비애가 있다. 사회에 대한 관심도 드러난다. 기자 시절 화력발전소에서 목숨을 잃은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를 만난 날을 떠올린다. 그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하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수정처럼 맑고 단단한 슬픔은 어둠에 모든 것이 묻힌 세상을 비춘다. 아들이 스러져간 어둠 속의 터널을 밝히고 있다"라고 기억한다. 나의 안위만에 관심을 갖는 시대에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마음산책·232쪽·1만4,000원


△나의 복숭아

김신회 외 지음. 작가 9명이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비밀스러운 일을 솔직하게 풀어낸 에세이. 작가 김신회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감정을 느껴 보지 않았다. 엄마조차 보고 싶어 한 적이 없었다고 고백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이자 작가 남궁인의 결정적 약점은 노래다. 작가 최지은은 과자를 사랑하는데, 이는 어린 시절 결핍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추측한다. 작가들의 일상 속 소소한 비밀을 들여다본다. 글항아리·200쪽·1만3,800원


△조선 사람들의 동행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엮음. 조선시대 규장각을 이어받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은 조선의 역사를 깊이 파고들 만한 주제들을 뽑아 2009년부터 매년 교양총서 시리즈를 기획했다. 문헌 속에 나타난 조선시대 다양한 계층의 삶을 되살려 내는 게 중심이다. 임금과 신하로 한길을 걸었던 세조와 양성지, 비극으로 끝난 중종과 조광조의 동행, 시와 학문을 함께 나눈 부부 유희춘과 송덕봉 등을 다룬다. 한국 역사 속 빛났던 동반자들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삶과 마음을 조명해 본다. 글항아리·264쪽·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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