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대유행 현실화... '4% 성장·초과 세수' 등 장밋빛 전망 '흔들'

입력
2021.07.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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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투자 동반 부진에 수출도 호실적 장담 어려워
"3분기 성장률 마이너스" 우려도
31조 원 넘는 초과 세수도 제대로 걷힐지 의문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기 회복과 소비 진작에 바탕을 둔 올해 4% 성장 경제 전망에 먹구름이 덮쳤다. 세수 감소도 불가피해 안정적인 초과 세수에 바탕을 둔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결국 ‘적자 추경’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 안팎에선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고용·내수시장 등 경제 전반에 충격이 현실화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제 막 회복 기지개를 켠 국내 경기가 3분기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당장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한 분야는 바닥 경기를 책임지고 있는 음식점·숙박업 등 대면 서비스업종이다. 7월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여름 휴가철 특수를 기대했던 외식, 여행 업계 등은 갑작스러운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한숨짓고 있다. 대면 서비스업종의 부진은 내수 경기 회복세에도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도 최근 발표한 ‘경제동향 7월호’를 통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내수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그나마 수출이 한국 경제를 지탱해왔으나, 하반기엔 이마저도 좋은 실적을 장담하기 어렵다. 국제 사회 곳곳에서 델타 바이러스가 확산하면 교역도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1~10일 수출액 증가세(14.1%·전년 동기 대비)는 전달(40.9%)에 비해 한풀 꺾였다.

이 같은 동반 부진은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3분기 경제성장률은 최악의 경우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하반기 경제가 부진할 수밖에 없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4.2%) 달성은 어려워졌다”고 내다봤다.

‘빚 없는 추경’의 밑바탕이 된 초과 세수 전망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2차 추경을 편성하면서 올해 연간 국세 수입을 당초 예측치보다 31조5,000억 원 많은 314조3,000억 원으로 추계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 재확산을 예상치 못한 추계로, 하반기 경제 성장세가 꺾이면 초가 세수분 역시 조정될 수밖에 없다. 올해 초과 세수가 당초 예상치 31조5,000억 원에 못 미칠 경우 정부는 적자 국채 등을 발행해 2차 추경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에 봉착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하반기 소비·투자 심리 위축과 대외무역 둔화가 발생할 경우 소득세, 법인세 및 소비 세수의 감소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부 초과 세수 전망이 지난해에 안 들어온 세금이 올해 상반기 대거 납부된 것에 기초를 둔 만큼, 하반기 세수 규모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세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지만, 초과 세수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추계한 만큼, 예상치 못한 세수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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