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7월 2일(현지 시간), 미국의 동물 전문매체 더도도(The Dodo)는 미국에 사는 알라나 베이츠(A'lana Bates)씨가 십여 년에 걸쳐 겪고 있는 신비한 일을 보도했습니다. 베이츠씨는 2000년대 초, 길거리를 떠돌던 한 치즈냥이에게 카멜(Carmel)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돌봐준 경험이 있습니다. 집에서 기르지는 않았지만, 카멜을 정성스레 돌봤던 베이츠씨는 카멜이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순간까지 함께 했죠. 베이츠씨는 아직도 카멜을 '최고의 고양이'로 기억한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일이죠. 카멜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몇 년이 지난 어느날, 또 다른 치즈냥이가 베이츠씨 집을 찾았습니다. 이 친구 이름은 스푸키(Spooky), 카멜과 많이 닮은 친구였죠. 베이츠씨는 스푸키를 입양해 집냥이로 길렀답니다. 스푸키는 평안한 냥생을 보내다가 지난 2008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하네요.
이쯤 되면 '와, 치즈냥이에게 두 번이나 간택되다니!'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지난해 1월, 또 다른 치즈냥이가 베이츠씨 집을 찾았기 때문이죠. 당시 베이츠씨는 다른 고양이를 입양하려고 수소문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런 베이츠씨 마음을 읽었는지 갑자기 웬 고양이가 나타나 자기 홍보를 시작했답니다. 비오는 날 마당에 나타나 야옹~ 울어대던 고양이는 베이츠씨가 현관문을 열어주자 집안으로 쏙 들어와 그루밍을 시작했답니다.
이 친구 이름은 톰(Tom), 이전 이 집을 거쳐간 선배냥 카멜, 스푸키와 매우 닮은 고양이랍니다. 하지만 성격은 굉장히 달랐다고 해요. 톰은 베이츠씨 가족을 정말 집사 그 자체로만 대하며 '물 가져와' '밥 가져와' 등 요구사항만 전달했답니다. 물론 눈빛으로요. 그러다가 자신이 원하는 걸 다 얻으면 금세 쏙 집 밖으로 빠져나가곤 했죠.
수개월이 넘도록 베이츠씨네 집을 오가며 가족들을 부려먹던 톰은 최근 이 집에 완전히 정착했답니다. 이전과는 달리 자신을 쓰다듬는 손길도 어느 정도까지는 허용한다고 하네요. 물론 좀 지나치다 싶으면 바로 물어버리긴 하지만요. 베이츠 씨는 이 정도 너그러움도 감지덕지라며 그저 감동스럽기만 하다는 말을 전했답니다.
세 번이나 비슷하게 생긴 치즈냥이의 간택을 받은 베이츠씨, 참 신비한 묘연이죠? 어쩌면 처음으로 이 집을 찾았던 카멜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나서도 가족들과 함께 하고 싶어 몇 번이고 이곳으로 돌아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베이츠씨는 앞으로 톰이 더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지극정성으로 돌볼 생각이라고 하네요.
톰, 선배냥이들의 뜻을 이어(?) 너도 행복한 냥생을 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