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40대 남성을 살해한 피의자가 붙잡혔다.
마포경찰서는 15일 오전 9시 50분쯤 살인 등의 혐의로 40대 A씨를 경북 경산시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오전 8시 40분쯤 피해자 B씨가 실종됐다는 가족의 신고를 접수해 수색하던 중, B씨가 사무실로 쓰던 마포구 동교동 오피스텔에서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3일 오후 직장 동료였던 B씨가 일하고 있던 오피스텔을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씨는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싣고 경산으로 이동했으며, 비닐에 싸인 시신을 자신이 운영하던 공장 정화조에 유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 폐쇄회로(CC) TV 등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한 뒤 동선을 추적해 지방으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했고, 경산경찰서와 협조해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이날 오후 서울로 압송돼 조사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상대로 범행 동기 및 사건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 현장인 오피스텔 내부는 의자, 택배상자 등 집기와 물건이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고,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묻은 벽은 벽지가 넓게 뜯긴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후 증거 은폐 시도가 있었던 걸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범행 현장 아래층에 거주하는 C씨는 "그제 밤에서 어제 새벽 사이 무언가 떨어지는 듯한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면서 "평소 층간소음이 없는 건물이라서 공사를 진행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오피스텔 주민 D씨는 "B씨가 평소 문 앞에 반품용 택배 상자를 많이 쌓아놔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나 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택배 기사 E씨는 "B씨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B씨에게 택배를 많이 배달했다"고 했다.
오피스텔 주민들은 지난달에도 인근 연남동 오피스텔에서 20대 남성이 감금 폭행으로 숨진 사건을 떠올리며 불안해하고 있다. 한 주민은 "돌아가신 분도 안타깝고 여기 사는 사람으로서 솔직히 심란하다"고 말했다. B씨에게 해당 오피스텔을 중개했다는 공인중개사 F씨는 "일대가 우범지대로 낙인찍히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