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고가 상품인 밍크코트가 홈쇼핑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홈쇼핑업체들이 ‘거리두기 4단계’에 맞춰 역시즌 재고뿐 아니라 신상품까지 선보인 긴급 편성이 실내에 머무는 ‘집콕족’을 정확히 공략한 것이다.
CJ온스타일은 16일 오후 패션 브랜드 '칼라거펠트 파리스'의 ‘코펜하겐 휘메일 풀스킨 롱 밍크 후드 코트’를 판매한다. 지난 3일 방송에서 14분 만에 준비한 물량이 소진되며 주문액만 28억 원을 기록한 상품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밍크코트 판매 방송에서 30분 만에 준비 수량이 모두 팔리자 CJ온스타일은 앙코르 방송을 기획했다. 통상 패션업계에서 비수기로 꼽히는 7, 8월에 고가 겨울의류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확보해 제조원가를 낮춘 것이 역시즌 상품 성공요인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셀렙샵 에디션’은 17일 오전 CJ온스타일 패션 프로그램 ‘스타일C’에서 ‘휘메일 풀스킨 하이넥 밍크코트’ 두 번째 방송을 진행한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재고품이 아닌 올 겨울 판매할 신상품을 미리 선보여서 반응이 더욱 좋았다”라며 “정상가보다 10~2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가격을 낮췄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이 지난달 25일 방송한 자사 브랜드 ‘라씨엔토’의 프리미엄 밍크 베스트도 25분 만에 4,000장이 조기 완판되며 4억 원의 매출을 찍었다. 지난해에는 6월부터 역시즌 방송을 기획한 현대홈쇼핑은 장기화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올해는 열흘가량 앞당긴 5월 말부터 역시즌 방송을 내보냈다. 현대홈쇼핑은 다음달까지 역시즌 상품뿐 아니라 거리두기 강화로 수요가 증가한 식품과 생활용품 방송 비중도 10% 이상 높인다.
홈쇼핑업체들이 역시즌 상품을 앙코르 편성하고 집콕 상품을 늘리는 데에는 거리두기 단계와 비례하는 판매공식이 숨어 있다. 소비자가 주로 TV를 통해 방송을 접하는 홈쇼핑 특성상 외출인구가 늘면 자연히 시청률은 떨어진다. 이 때문에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방역지침이 완화될 조짐에 울상이었던 홈쇼핑업체들은 강화된 방역지침에 맞춰 고가의 역시즌 상품을 잇따라 기획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시기 고객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거리두기 4단계에 맞는 편성표를 뽑아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해외여행 패키지와 국내 숙박권 등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보류하는 한편, 집에 머물 때 필요한 생활가전과 실내 의류, 침구, 건강식품을 중심으로 기획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4차 대유행’으로 접어든 이달 마스크와 홈웨어, 언더웨어, 계절가전 판매량은 최대 60% 증가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2.5단계 기간 중 홈쇼핑 매출 상위 품목은 여성의류와 위생용품, 건강식품, 화장품, 가공식품이었다”며 “이런 상품을 우선 확보해 마스크 등 방역용품 방송을 늘렸고 에어서큘레이터와 제습기 등 생활가전 편성을 약 50% 확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