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내 재야' 이홍훈 전 대법관 별세… 향년 75세

입력
2021.07.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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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개혁 성향 '독수리 5형제' 불리기도

이홍훈 전 대법관이 11일 오전 6시 50분 암 투병 끝에 향년 75세로 별세했다.

전북 고창 출신인 이 전 대법관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4기로 1977년 판사로 임관했다.

이 전 대법관은 수원지법·인천지법·서울형사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수원지법원장, 서울중앙지법원장을 맡았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7월 대법관에 임명된 그는 2011년 6월 1일 정년퇴임하면서 35년 만에 법복을 벗었다.

그는 대법관 재임시 전수안ㆍ김지형ㆍ김영란ㆍ박시환 전 대법관과 함께 진보적 판결을 많이 내면서 ‘독수리 5형제’로 불리기도 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정통 법관이면서도 '법조 내 재야'로 불릴 만큼 헌법에 보장된 국민 기본권에 충실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판결을 많이 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법관 퇴임 이후에는 한양대와 전북대에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석좌교수로 활동했고, 법조윤리협의회와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법무법인 화우가 만든 화우공익재단 초대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2017년에는 서울대 이사장으로도 선임됐다.

이 전 대법관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개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설치한 '국민과 함께 하는 사법발전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는 등 최근까지도 법조계 원로로서 활발히 활동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 오전 8시. 장지는 전북 고창 선영이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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