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日 소프트뱅크, 쿠팡에 이어 야놀자에 1조원 투자 계획"

입력
2021.07.10 10:12
내부 소식통 “소프트뱅크, 야놀자 지분 10% 투자할 것”
전문가들 “중국 기업 제재 피해 한국에 투자 늘릴 것”


한국계 일본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한국의 숙박레저 플랫폼인 ‘야놀자’에 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의 국내 기업 투자는 쿠팡에 이어 두 번째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비전 펀드가 야놀자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야놀자의 지분 10%에 해당하는 8억7,000만 달러(약 1조 원)의 주식을 매수할 계획이다. 내부 소식통은 “야놀자에 대한 투자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며 “다음주쯤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에 이은 소프트뱅크의 두 번째 한국 투자다. 소프트뱅크는 2015년부터 최근까지 쿠팡에 총 30억 달러(약 3조4,000억 원)를 투자했다.

FT는 소프트뱅크가 잇따라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중국 기업 투자 위험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의 지분이 20%가 넘는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은 지난달 30일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가 중국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이 여파로 디디추싱 주가가 20% 이상 폭락해 소프트뱅크도 손실이 컸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자국 기업에 대한 단속이 비전 펀드가 다른 곳에 투자할 것을 자극하고, 한국 기업들이 가장 큰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올해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하는 야놀자가 소프트뱅크 투자 유치를 계기로 한국이 아니라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5년 출범한 야놀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 1,920억 원, 영업이익 161억 원을 기록했다. 야놀자는 2019년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총 1억8,000만 달러(2,067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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