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른 식물의 성장과 결실, 종보존 등의 과정을 정밀하고 지속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정원이 생겼다. 지난 7일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문을 연 식물생활사정원이 그것이다.
식물생활사정원은 장기간의 기후변화에 따른 식물의 생육데이터를 확보하고, 식물의 생활사 변화양상을 관찰할 목적으로 조성했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지난 2019년부터 백두대간의 식물생활사 조사에 착수, 벌써 3년차를 맞았다. 단순 조사를 넘어 보다 체계적이고 정밀한 생육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관련 식물을 한 곳에 모아 정원으로 꾸몄다.
식물생활사정원은 백두대간수목원 전시원관리동과 인접한 1,892㎡의 터에 자리잡았다. 전국의 희귀·특산식물과 백두대간의 자생식물 26분류군 40종을 심었다. 위기종으로 분류된 한라개승마, 설앵초, 줄댕강나무 등이 눈길을 끈다.
분류군 식물들은 올 한해동안 개화기·결실기 전후 2, 3개월동안 주 2회 이상 생육상황을 관찰하고 데이터화한다. 초본의 잎은 성장이 시작하는 시기부터 잎눈이 지는 시기, 잎이나는 시기로 나눠 기록하고, 꽃은 꽃눈시기·개화시기·만개시기·낙화시기로 나누며, 열매는 성숙시기· 성숙정도 등으로 나눠 조사한다.
침엽수, 낙엽활엽수, 상록활엽수, 초본 등으로 크게 구분해 기후변화에 따른 변화양상을 연구하기도 한다.
조사대상 식물은 국립수목원의 '기후변화지표 산림 식물계절 관측 모니터링 매뉴얼'을 바탕으로 선정했다. 이 매뉴얼에 따르면 개복수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가장 빨리 개화해 봄을 알리는 수종이다. 줄댕강나무는 백두대간자생식물 중 위기종으로 사라져가는 식물에 대한 기록의 중요성이 큰 식물이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아울러 산벚나무, 야광나무 등 꽃나무와 개복수초와 히어리의 노란꽃을 식물생활사정원 안팍에 심어 관괌객들이 다양한 식물들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권용진 백두대간수목원 전시원관리실장은 "기후변화에 적응하거나 도태되는 식물들의 모습을 체계적으로 관찰하고 모니터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