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재무구조 개선 위해 감자 및 유상증자 결정

입력
2021.07.07 19:17
5:1 액면가 감액 방식 감자 및 2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이 심화한 탓에 자본잠식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7일 액면가 감액 방식의 감자를 실시하고, 약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하겠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이날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보통주의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감액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제주항공의 상장주수가 약 3,850만 주이므로 감자가 완료되면 제주항공의 자본금은 기존 1,925억 원에서 385억 원으로 줄어든다. 차액인 1,540억 원은 결손금 보전 및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예정이다.

무상감자는 기업에서 자본을 감소시키는 방법 가운 데 하나로, 통상 누적 결손금이 커질 경우 자본금 규모를 줄여 회계상 손실을 털어내는 방법으로 이용된다. 액면가 감액 방식은 주식 병합을 통한 감자와 달리 액면가가 줄어들더라도 발행 주식 수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주가 및 시가총액에는 영향이 없다. 다만 회사의 어려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편이므로,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쳐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감자에 따른 매매거래 정지는 8월27일~9월9일까지이며 신규상장 예정일은 9월10일이다.

제주항공은 "이번 감자 및 유상증자 결정은 국내 항공사 대부분이 자본잠식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자본잠식 및 관리 종목 지정 등 경영 불확실성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감자 이후 추진될 유상증자에는 모회사인 애경그룹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2,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추진한다. 다음달 13일 열리는 임시 주총에서 무상감자 건이 승인되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유상증자 일정과 발행 주식 수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의 1분기 자본 총계는 1,371억 원, 자본금은 1,924억 원으로 자본잠식률은 28.7%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적자 누적으로 잉여금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자본 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를 뜻하며,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다.

김경준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