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웃나 했는데” 델타 변이 습격에 속속 휴점...유통가 비상

입력
2021.07.0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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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대형마트서 코로나19 확진자 속출
당일 매장 또는 점포 영업 중단
“할 수 있는 건 모조리 하는 중”

7일 오전 9시 30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에 '오픈런'을 방불케하는 긴 줄이 이어졌다. 이날 기준 총 69명의 확진자가 나온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방문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일찍부터 대기하느라 생긴 줄이었다. 무역센터점에선 지난 4일 직원 2명이 확진된 이후 직원 29명과 가족 3명, 지인 1명 등이 잇따라 감염됐다. 현대백화점은 8일까지 이틀간 임시 휴점하고 전 직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1년여 만에 활기를 찾아가던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발목을 잡았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매출 회복을 기대하던 유통가는 확진자의 동선에 자사 점포가 포함되면서 영업에 타격이 커질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전국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신규 확진자는 모두 1,212명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말 최대 확진자 1,24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특히 이달 들어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로 돌아섰던 오프라인 유통업계에는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도 이달 6일 한 매장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당일 해당 매장이 문을 닫았다. 하루 전에는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확진자 4명이 나와 당일 업무를 중단하고 전 직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도 지난 2일 계산대 직원 2명이 출근 전 확진 판정을 받아 이들과 함께 근무한 동료들 대신 다른 근무조가 투입됐다.

유통업계는 집단감염이 확산할 수 있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선제적으로 고강도 방역을 하고 있지만 확진자 발생을 막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먹거리와 생필품을 판매하는 생활필수시설은 다수가 이용해 일부 확진자 발생은 불가피하다”며 “선제적으로 고강도 방역조치를 실행 중인 오프라인 유통가만 더 옥죌 거 같아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모 백화점 관계자는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방문자 체온측정과 전 직원 출근 전 자가검진, 폐점 후 철저한 소독 등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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