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 원이 넘는 혈세가 들어간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사단법인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7일 알펜시아 리조트를 인수하려는 KH그룹의 재무 건전성과 다섯 번째 공개매각에서 가격이 떨어진 이유, 1조원대 추가 투자 약속에 대한 검증에 도의회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KH필룩스와 KH일렉트론이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인 KH강원개발이 알펜시아 리조트의 낙찰자로 선정됐다. 공개매각 시장에 나온 지 10년 만이다. 낙찰가격은 7,100억 원으로 알펜시아 C지구 내 스포츠 시설을 매입하면 7,500억 원대까지 늘어난다.
검증의 핵심은 낙찰자의 재정 여건이다. 매각 대금에 이어 1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 약속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현미경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KH그룹은 낙찰 당시 "자산 규모가 2조원에 달하고 재무 구조도 튼튼해 무난하게 최종 인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에 대해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파악하면서 중요한 지표는 부채를 포함한 자산보다도 당기 순이익, 영업 이익, 현금 유동성 지표, 주가수익비율(PER), 시가 총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기준으로 보면 KH그룹의 주력 기업인 가운데 2018년 KH일렉트론을 제외한 2곳이 3년 연속 당기 순이익이 적자 상태"라고 덧붙였다.
검증대상은 이뿐만이 아니다.
일각에선 "5차 매각 직전 내부 규정을 바꿔 매각 대금의 할인 한도를 기존 80%에서 70%로 낮고, 그 결과 7,800억원대의 매각 대금이 7,100억대로 낮아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강원도가 왜 이런 과정을 거져 매각금액이 낮아졌는지 도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게 시민사회단체의 요구다.
정치권도 헐값 매각 논란에 가세했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강원도가 8,000억 원대 이하 헐값매각은 절대 없다고 누차 공언했으나 갑자기 7,100억 원에 매각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구심이 증폭된다"며 "최문순 강원지사가 이 같은 의혹들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게 알펜시아리조트 최종 낙찰 발표와 함께 1조원을 추가 투자해 건설하기로 한 국제평화도시의 실재와 KH그룹에 인근 도유지 매각의 적절성 여부도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