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부당개입 혐의로 기소된 백운규(57) 전 장관과 채희봉(55)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재훈(61)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월성 원전 등 자료 삭제 혐의로 기소된 산업부 공무원들과 같은 재판부의 재판을 받는다.
1일 대전지법에 따르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채 전 비서관과 백운규 전 장관, 정 사장 사건을 형사11부(부장 박헌행)에 배당했다.
대전지법 형사11부는 월성 원전 등 자료 삭제로 감사원 감사를 방해한 혐의(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감사원법 위반·방실 침입)로 기소된 산업부 공무원 3명의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로, 주심은 김주연(35·변호사시험 2회) 판사가 맡았다.
다만 사건 공판 기일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채 전 비서관은 한수원 측에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즉시 가동 중단을 하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검찰은 채 전 비서관이 설계수명(내년 11월)까지 운영이 보장된 월성1호기에 대해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고 법적 근거도 없다'는 논리를 펴며 조기 폐쇄 의향을 담은 설비현황 조사표를 제출토록 한 것으로 판단했다.
백 전 장관은 채 전 비서관과 공모해 한수원 측으로부터 월성 1호기 폐쇄 의향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 사장이 조작된 평가 결과를 들이밀며 2018년 6월 15일 한수원 이사회를 속여 즉시 가동중단 의결을 이끌어내고 이를 실행해 한수원에 1,481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며 업무방해 혐의 이외에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의 이같은 혐의 적용이 받아들여져 정 사장의 배임죄가 성립되면 전기를 비싸게 사 손해를 본 한국전력(한수원 모기업) 주주들이 정부를 상대로 민사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